인간은 관계적이며 만남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즉, 인간은 만남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며, 특히 하나님과의 만남은 인간의 삶에서 필연적이다.
인간의 발달은 만남을 통하여 진행되었다. 가정은 남녀의 만남으로 시작되었으며 이 만남은 가정을 탄생시켰다. 교회공동체는 성도들의 만남이요, 사회는 서로 다른 개체들의 만남이다. 이러한 만남은 '나-너'의 '인격적 만남'일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인간의 만남 가운데 필연적이고도 기본이 되는 만남은 하나님과의 만남이며, 이 만남을 기반으로 할 때 부모-자녀, 형제와 형제, 자매와 자매간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나아가 이웃과 사회 속에서 각 개인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가정은 사랑하는 가족들의 만남의 무대요, 부모에 의한 하나님의 선물인 자녀들을 양육하는 영적 교회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던시대인 현대사회는 철저히 단절되었고 파편화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자리하고 있고, 그 증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되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스트모던문화는 기독교 신앙에 큰 도전과 위협이 되고 있다. 이렇게 심화된 개인주의와 인간의 파편화 현상은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쳐 가족구성원들의 관계의 파괴와 단절을 가져왔으며, 급기야 가정 붕괴, 가족 해체를 낳고 있다. 가정의 위기는 교회의 위기요 사회의 위기로 연결된다. 이러한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사명은 분명해 보인다. 그것은 가정의 회복을 위한 노력이다. 가정의 중심에는 부모가 있다. 부모가 신앙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면 가정은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자녀들 또한 부모의 영향을 받아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회의 많은 에너지를 외형적 성장에 집중시켜왔다. 그 결과 양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나, 하나님의 교회로써,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본래적 사명인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일에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부모로 하여금 자녀들을 영적으로 교육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합당한 신앙과 인격, 영성을 겸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양육하도록 적절한 교육을 실시했어야 할 교회가 제 사명을 소홀히 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나님께서는 교육의 1차적인 책임을 가정과 부모에게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가정은 자녀교육이라고 하는 그 본래적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으며, 자녀에 대한 교육적 책임을 학교, 교회 등에 떠넘기고 있다. 가정은 작은 교회와도 같다. 이 말은 가정에서의 주체인 부모는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는 신앙적인 삶을 살아야 하고, 자녀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특히 부모는 가정에 하나님의 거룩한 영(spirit)이 흐르도록 신앙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시대에 교회에 주어진 사명이 크다고 본다. 그것은 부모들이 가정에서 기독신앙인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잘 준비된 부모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의 핵심적 주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 시대사조를 이해하기 위하여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하여 비교적 여러 지면을 할애하였다. 그와 더불어 현대가 정의 위기와 그 요인들을 정리하였고, 본 논문의 핵심 주제인 기독교 가정에서의 부모교육을 위하여 부모교육의 목적, 필요성, 발달과정 등을, 하나님께서 만드신 가정과 인간관계의 회복은 '만남'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음을 학자들의 주장을 통하여 정리하였다.
교회와 가정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온가족밥상공동체"로 하였다. 이는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나, 우선순위를 여기에 둔다면 가능한 일이라 확신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 먹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적어도 하루 두 끼는 먹어야 한다는 식습관을 갖는 민족이고 보면, 일주일에 3~5회, 그마저도 어려우면 최소한 1회만이라도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이 "온가족밥상공동체"는 흩어졌던 가족을 한 자리로 불러 모을 것이다. 부부가, 부모-자녀가,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손자 등 삼대가 한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으면서 서먹하고 단절되었던 가족간의 소통과 사랑, 정(精)을 나누게 될 것이고, 이것이 발전된다면 상호소통과 상호협력이 일어나 궁극적으로 가정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가정의 주체인 부모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가정의 분위기와 "온가족밥상공동체"를 신앙의 정신이 깃든 가정 의식으로 발전되도록 면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제 교회가 할 일은 "온가족밥상공동체"가 성도들의 각 가정에서 펼쳐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적극 지원하는 일이다. 한 가정에서 시작된 밥상공동체는 소그룹으로 발전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믿지 않는 가정과의 공동밥상차림으로 확대되어 지역사회에서 하나의 운동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그것은 분명 부모와 자녀가 제 자리로 돌아오고 가정의 회복으로 연결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온가족밥상공동체"가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하고 확장시켜가는 도구로 쓰임받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