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산업사회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는 천연자원의 고갈을 가져왔고, 과학 기술의 발달은 급속한 공업화를 이룩하여 자연환경을 훼손시키고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문제들은 비단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지구 전체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대두하기에 이르렀다.
환경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순환과 재생을 할 수 있는 물질을 사용하여 리사이클링화 시키는 것이다. 리사이클도 무조건 재사용하고 재활용한다고 하여 자원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기획과 실천이 따라야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섬유예술분야에서도 리사이클의 차원을 넘어 업사이클링(Upcycling)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산업 현장이나 생활 속에 버려지는 철의 산화물(녹슨 못, 철사, 압전, 구리선..)을 재사용하므로 버려진 자원을 이용하는 녹의 흔적을 섬유에 침착시키는 녹염기법을 통해 회화적인 형태를 우연성에 기반을 둔 필연적인 현상 표현의 작업으로 천연염색, 슬래쉬(slash), 바느질 등의 표현 기법을 접목하여 섬유작품 제작의 표현영역을 넓히는데 이 논문의 목적을 두었다.
본 연구는 업사이클에 대한 전문서적, 관련논문 그리고 연구보고서와 신문잡지 등의 기사, 인터넷 자료 등을 참조하여 이론적 고찰을 하였다. 산업폐기물을 이용한 녹염기법의 일반적인 개념과 특징 및 녹염에 필요한 재료를 살펴보고, 녹염의 다양하고 효과적인 염색을 하기 위한 섬유소재에 따른 변화, 산업폐기물의 산화를 도와주는 다양한 재료(소금물, 식초, 적·백포도주), 천연염료의 결합에 대한 반응, 녹염기법의 다양한 기존의 표현방법과 연구자 스스로 표현방법을 개발 연구하였다. 녹염기법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작업 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사례를 조사하고, 작품 속의 기법의 표현성, 조형성을 분석하였으며 녹염기법의 새로운 창작표현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대두하고 있는 리·업사이클의 개념을 알아보고, 미술사조적 표현, 현대 미술의 표현, 건축표현에서 버려진 철폐기물들을 재활용하므로 폐기물의 순환과 재생을 통해 미술적 표현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둘째, 버려진 폐기물을 이용한 녹염기법의 개념과 특징, 녹염에 필요한 재료를 연구하여 본인의 작품 연구에 폭넓은 재활용 재료 선택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셋째, 녹염의 다양하고 효과적인 염색을 하기 위해 섬유소재에 따른 변화, 금속폐기물의 산화를 도와주는 물질, 천연염료의 결합, 표현방법을 개발 연구하였다. 흔적들은 연구자 스스로 남기고 싶은 의도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남겨진 것처럼 '우연'의 효과를 이용해 표현하였다. 녹염기법의 다양한 표현방법으로 미적, 조형적 가치를 높일 수 있으며 녹의 흔적을 작가의 의도에 따라 작업을 하지만 의도와 다르게 무늬가 나타나기에 완벽한 무늬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다양한 샘플링 작업을 통해서 우연한 효과와 작가의 의도에 의해 철저하게 계산된 염색의 순서로 의도된 이중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었다. 그리하여 연구자의 의도대로 자유롭게 표현 가능해졌다.
녹염기법은 상품제작보다는 주로 조형작품의 표현기법으로 많이 응용돼 왔다. 버려진 산화폐기물을 재활용하는 표현기법임에도 녹이 독이라는 일반적인 생각으로 문화상품 제작을 피하고 있어 큰 아쉬움이 남는다. 후처리 과정에서 살균·정화법의 개발로 녹염기법을 응용한 상품개발의 무한한 잠재 가능성을 이끌어 섬유표현기법으로서 가치를 더욱 높이고 다양하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