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전통사찰의 입지 선정에 대해서 풍수지리의 이론적 체계를 대입시켜 체득(體得)하는데 있다. 또한 풍수의 기본요소 중 하나인 바람(風)의 영향에 의해 장풍(藏風)이 잘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풍속과 온도 측정을 통해 분석해 보고, 학문적 검증의 성과를 얻고자 하는데 있다.
연구대상은 차별적인 입지 조건을 갖춘 동화사, 신륵사, 봉은사의 3개 사찰을 선정했다. 1차적으로는, 사찰의 입지조건을 풍수이론에 입각해 분석하였다. 2차적으로 사신사가 감싸고 있는 보국 안과 보국 밖 2개 지점의 풍속, 온도를 측정, 비교하였다. 이를 위해서 고지도를 비롯한 학술논문, 학위논문, 단행본 등의 문헌자료가 참조되었으며, 풍속계, 온도계, GPS 측정, 위성사진 등이 활용 되었다. 풍속과 온도 측정 기구는 ISO9001의 국제 표준 규격에 맞는 제품을 사용해 타당성을 제고했다.
풍수적 분석은 총 20여 차례의 사찰 방문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풍속, 온도 측정은 총 5회, 매회 30분의 시간을 할당했다. 관측지점은 사찰 안의 대웅전 앞마당을 보국 안의 지점으로 선정하고, 보국 밖은 거리를 기준으로 2곳을 임의로 선정했다. 측정시간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이 되었다.
3개 사찰에 대한 풍수적 분석과 풍속, 온도 측정, 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3개의 전통사찰은, 그 입지에 있어서 산수가 조화를 이룬 깊은 산이나 계곡에 형성된 넓은 분지에 위치해 있었다. 각 사찰들은 득수(得水)와 장풍을 이루면서 사찰의 대칭적 역할인 폐쇄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장소를 확보하고 있었다. 또한 동심원 형태의 사신사가 국세(局勢)를 만들어 주어 명당국(明堂局)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것은 사격들이 지형지세적 환경으로써 작용하며, 사찰의 주 공간인 혈장에 필요한 물과 바람의 공급과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의미한다. 동화사, 신륵사, 봉은사의 경우에는 사신사가 고루 발달해 명당의 사격을 잘 형성하고 있지만, 신륵사와 봉은사의 경우는, 현재의 주변여건상 전주작(前朱雀)에 해당하는 안산의 기능이 불비(不備)한 측면이 나타났다. 3개 사찰의 풍수지리적 분석결과는 명당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찰들의 보국 안과 보국 밖의 풍속, 온도 측정, 분석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사찰이 바람의 영향을 덜 받고 있었으며, 안정적인 장풍의 환경을 보이고 있었다. 다만, 신륵사 보국 안의 온도 변화는 보국 밖과 동일했는데, 이는 신륵사의 강변이라는 특이한 입지조건과 해당지역의 기후여건이 작용했을 것으로 유추한다.
본 연구의 실험결과 3개 사찰의 경우는 보국 안의 바람의 세기와 온도의 변화 상태 등에 있어 보국 안이 보국 밖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작은 수치를 보임으로써 장풍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동화사, 신륵사, 봉은사에 대한 장풍 효과는 검증되었으며, 사찰의 입지는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의 입지에 맞게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