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칸트가 두 비판서를 통해 정초한 신(神) 개념이 도덕종교 안에서 윤리적 주체의 내적 모순 극복을 위한 대상으로써 숙고되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칸트 철학에서 신(神)의 개념을 논하기에 앞서 제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개념은 최고선(最高善)이다. 칸트가 정초했던 최고선은 두 가지 의미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연역된 선으로서 최고선이다. 인간은 행복을 갈망하며 행복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며, 또한 윤리의식 안에서 어떤 목적에도 종속되지 않는 실천 법칙을 의무로써 받아들이는 존재이다. 따라서 인간의 실천이성은 인간자신을 실천법칙에 따라 행동하도록 명령하고 있으며, 이로써 인간은 도덕과 행복의 통일로 정초되는 최고선을 지향하게 된다. 이러한 최고선을 최고의 예지적 존재자로서 신(神)이라 명명하였다.
두 번째 선의 의미는 최상의 근원적 선으로서 최고선이다. 우리는 도덕적 세계에 속해 있다고 표상해야만 행복을 누릴만함과 행복이 필연적으로 결합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감성세계 안에서 인간 본성의 나약함과 자연적 경향성으로 도덕과 행복의 결합이 방해받고 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들이 도덕법칙을 지킴으로써 도래하게 될 도덕세계는 우리 이성이 만들어낸 이념이며, 이러한 도덕세계의 실현을 위해 실천이성은 인간의 본성에 의해 방해받고 있는 도덕과 행복의 결합을 구속력으로써 우리에게 의무지어 줄 대상을 요청하게 된다. 이러한 대상(對象)은 도덕적으로 가장 완전한 이성적 근원존재자의 개념인 신(神)이며, 최고선의 가능성으로서 신의 실존이 요청된다. 이로써 신이 우리에게 부과하고 있는 도덕법은 우리 안에서 비준을 획득하게 되는데, 우리는 그것을 신의 계명으로써 간주한다.
『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종교』 에서 칸트는 인간의 내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종교로의 이행을 감행한다. 종교란 입법자와 심판자를 통해 우리에게 내면의 법칙으로써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도덕에서 종교로의 이행을 통해 인간의 내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요청된 신은 또한 이성의 철저한 반성을 통해 우리가 희망해야 할 대상으로서 신을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