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간의 생활에 있어서 미디어는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동반자이자 이 시대의 영원한 화두이다. 특히 미디어는 그 특성에 따라 매개하고자 하는 내용을 조금씩 달리하는데 인간과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의사소통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본 논문은 이러한 미디어와 인간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적 관점에서 논의되는 미디어로서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연구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미디어아트 전시의 대부분이 성인 위주로 기획되어 있고, 비록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있다 하더라도 프로그램 차원에서 심도 있게 연구하여 기획된 전시가 희박하다는 문제의식 하에 출발하였다. 미디어아트 전시는 그 주요 특성인 상호 작용 성으로 인해 어린이가 작품에 직접 개입하여 참여할 수 있어 충분히 흥미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기획된 교육 콘텐츠가 부재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내 어린이 미디어아트 전시가 지나치게 흥미 위주의 외형적인 면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서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인 심미성을 전달할 수 없고, 교육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아 이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한편, 지나치게 매체에만 매몰되어 자칫 중독에 빠지기 쉬운 미디어의 폐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본 논문의 연구 목적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아트 전시를 기획하되 외형적인 면에서 매체와의 상호작용 성을 통해 어린이가 동기 유발적 차원에서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고, 타인과의 상호 작용 성을 통해 미디어아트의 폐해를 예방하도록 하며, 내용적인 면에서는 어린이에 맞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여 미적 체험과 동시에 교육 체험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물리적 상호작용과 정신적 상호작용이 조화를 이루며, 그 안에서 어린이가 체험 요소를 고루 느낄 수 있는 어린이 미디어아트 체험 전시를 기획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어린이 미디어아트 전시를 기획하는데 앞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먼저 미디어아트의 등장과 흐름 및 특성에 대해 서술하고, 어린이 체험 교육적 측면에서 감각체험과 조셉 파인 2세와 제임스 길모어의 체험 4요소 이론을 미디어아트에 적용시켜 조명하고자 하였다. 체험 4요소는 엔터테인먼트 체험, 교육체험, 현실도피 체험, 미적 체험으로 정의되는데, 이러한 요소들은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가능한 체험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아트 전시 매체로는 체험 전시에 이용되는 상호작용 성을 기반으로 하는 컴퓨팅 매체를 중심으로 기술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우리는 어린이 미디어아트 전시 사례 분석으로 프로그램 분석과 설문 분석을 진행하였다. 프로그램 분석은 물리적 상호작용으로서 감각체험 별 분석과 매체 별 분석을 실시하고, 정신적 상호작용으로 교과영역을 분석하였다. 설문 분석은 실제 미디어아트 전시에서 관람객의 체험 느낌과 선호도 등의 현황을 파악하고자 했는데, 매체 선호도와 감각 체험 선호도를 분석하고 실제 미디어아트에서 어린이가 경험하는 체험 요소를 파악하고자 했다.
이러한 이론과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마지막으로 어린이 미디어아트 체험 전시인 '어린이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를 직접 기획하고자 하였다. '어린이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빛으로 소통하는 세상〉이라는 전시 제목으로 전시 장소를 광주로 지정하여 광주의 장소성과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프로그램은 모두 세 종류로 구성되는데, 실내 체험 프로그램, 야외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가족 체험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하도록 하였다. 일반적인 전시는 대부분 실내에서 이루어지는데, 광주만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실내에서 뿐만 아니라 야외 체험 프로그램으로 활성화시킴으로써, 공간의 이동을 통해 광주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하였다. 또한 어린이가 대부분 가족과 동반하여 전시를 관람하는 경향을 반영해 가족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체험 프로그램 방향은 〈나도 미디어 아티스트!〉라는 슬로건으로 어린이 스스로가 미디어 아티스트가 되어서 전시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구성하였다. 이 작품들은 상호작용 성을 기반으로 하여 신체의 참여를 통해 매체를 오감으로 접하며, 타인과 동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관계성을 형성하도록 하였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시간의 개념을 도입해 서사성을 중심으로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미디어아트가 지닌 상호작용성의 비결정성을 통해 어린이가 사고의 과정을 거쳐 직접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여 작품을 완성해 보는 방식으로 교육적 체험과 미적 체험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전시의 후반부에는 전시 과정에서 탄생한 어린이의 창작 작품을 직접 전시하고, 미디어 아티스트를 초청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워크숍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가 창의성과 주체성을 기르고, 예술과 교육적 기반 위에서 올바른 체험을 경험하고, 예술의 본질인 심미성을 내재화시켜 발화하도록 하였다.
본 논문은 미디어아트 전시 관람 대상을 어린이로 특성화시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전시 콘텐츠 개발과 미디어아트의 특성을 반영하여, 체험 4요소를 전시에 최초로 도입한 미디어아트 체험 전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