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산림을 기반으로 서식하는 야생조류 조사 시 적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사시간을 계절별로 제시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연구대상지는 대경목이 우점하고 층위구조가 발달하여 야생조류 서식처로서 적합할 뿐만 아니라 길이 약 1.5km, 평균 폭 30(24~42)m로 1시간 이내에 조사가 가능한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방조어부림이다.
야생조류는 하루 중 활동시간이 달라 조사시간의 차이가 같은 장소에 대한 야생조류 종구성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으나 대부분 일출 후부터 10시까지 등 전문가의 경험적·정성적인 판단에 근거하여 조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야생조류에 대한 계절별 적정 조사시간에 대한 방법론적인 연구는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도시화, 녹지의 파편화, 고차소비자 멸종 등으로 인해 공간 계획시 지표종으로서 야생조류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계획대상지의 정확한 야생조류 군집 특성 파악을 위한 조사시간에 대한 개선 또는 적정시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지의 적합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와 산림성 야생조류의 적정 조사시간 제안을 위한 연구로 구분하였다. 전자를 위해서 대상지 및 일대의 토지이용 및 현존식생, 식생구조 등을 파악하였다. 후자를 위해 계절별 3일간 일출 및 일몰 시간을 기준으로 1시간 간격으로 반복 조사하였다. 조사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두 팀으로 나뉘어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선조사법(line transect census)을 활용하였다.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산림성 야생조류의 계절별 하루 중 적정 조사시간을 선정하기 위해 시간대별 종풍부도, 종다양도, 유사도지수를 주요 항목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계절별로 야생조류 군집의 종구성 상태를 파악하기에 가장 바람직한 조사시간대를 제안하였다.
연구대상지의 적합성 규명을 위한 토지이용 및 현존식생 조사결과 크게 방풍림, 산림, 식재지, 경작지 및 초지, 나지 및 포장지, 시가화지역, 수면의 7개 유형으로 구분되어 서식처 다양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조어부림의 식생구조 분석결과 교목층 및 아교목층에서는 대경목의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이팝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우점하는 낙엽활엽수림이었으며 관목층은 일부 훼손지는 있었으나 출입금지 및 보전형의 관리로 층위가 형성된 식생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결과 대상지는 주변 산림과 연결되어 산림성 야생조류의 유입이 가능하고 논경작지, 자갈밭, 초지, 산림 등 다양한 서식처 및 채이장소가 제공되는 지역이었다. 또한, 400년 전에 조성된 인공림이나 천연기념물로서 보호되어 숲 자체의 층위구조 발달, 대경목의 느티나무와 푸조나무가 분포하는 등 자연림과 유사한 구조로 야생조류를 연구하기에 적합한 장소이었다.
산림성 야생조류를 대상으로 계절별 적절 조사시간을 선정하기 위한 연구이므로 대상지에서 관찰된 105종을 대상으로 먹이유형, 둥지위치, 채이길드, 생활유형에 따라 구분하여 수면과 수변에 서식하는 종은 제외하고자 하였다. 결국 분석 대상이 되는 종은 수면과 수변을 기반으로 서식하는 40종을 제외한 65종이었다. 서식유형별로는 텃새 33종, 여름철새 27종, 겨울철새 25종, 나그네새 20종이 출현하였다.
계절별로는 봄철 44종 238개체, 여름철 28종 215개체, 가을철 24종 237개체, 겨울철 36종 837개체가 출현하였다. 텃새가 주요 우점종이었으며 종수는 번식기인 봄철이 최대이었고 여름철과 가을철에는 조류의 활동 빈도가 감소하였다. 여름철새는 봄철 13종, 여름철 7종, 가을철 1종, 겨울철에 발견되지 않는 등 이는 전형적인 온대 낙엽활엽수림의 조류 군집 패턴을 보였으나 겨울철 전체적인 종수는 증가하는 경향이었다. 이는 서식지가 한반도의 남쪽에 위치하고 겨울철에도 다양한 서식지가 분포하여 먹이경쟁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종풍부도, 종다양도, 유사도지수 분석자료를 종합해 보면 4계절 모두 일출 후 30~60분 후부터 조사를 시작하는 것이 대상지역의 야생조류 군집을 파악하기에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계절별로 살펴보면 봄철은 08~09시가 최적 시간이나 조사 대상지의 면적이 넓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부득이한 경우 07~11시와 15~17시도 적정한 시간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여름철은 06~09시, 가을철은 08~11시가 야생조류 군집의 종구성 상태를 파악하기에 가장 바람직한 조사시간대인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일출 후 1시간까지와 정오인 13~15시, 일몰전 1시간은 종다양도, 유사도가 낮아 피해야 하는 시간대였다. 겨울철은 07~12시가 가장 효과적인 조사시간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0~11시가 최적의 조사시간이었다. 하지만 일몰 무렵 1시간 전을 제외하면 편차의 크지 않아 전시간대에서 유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