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위기는 인구 증가, 과학기술의 발전, 시장 경제에 의존하는 자본주의, 인간 중심주의 등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생태 위기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 더 많이 소유하고 더 큰 힘을 지니고자 하는 탐욕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과 자연을 이분법적으로 분리시켜 인간 중심으로 바로 본 결과임과 동시에 더 많은 것을 소유하거나 소비할수록 그 만큼 더 행복하다는 물질주의와도 연관되어 있다. 산업혁명 이후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인간 삶에 물질적 풍요와 편리함을 제공했으나, 반면에 인간과 자연을 대립적인 관계로 만들었다. 인간은 자연을 단순히 인간의 목적과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자원이며 수단 정도로 간주하면서 자연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했다.그러므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연을 남용한 결과라는 생태 위기에 대한 인식은 인간 삶의 방식에 관한 반성과 전환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본 연구는 생태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소유를 지향하는 인간 삶의 방식에 있으며, 현 인류가 당면한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인간 삶의 방식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따라서 인간 삶의 방식은 전환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의 근거로서 성서에 나타난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 존재의 의미와 창조 목적 그리고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를 고찰하고, 이를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소유와 존재라는 인간의 실존방식으로 분석하고 적용하고자 하였다. 프롬에게 소유와 존재의 문제는 인간 실존방식의 다른 두 양상이며, 또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성격구조이고 두 방향의 지향성이기 때문이다. 결국 소유와 존재 중 어느 쪽이 우세한가에 따라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은 결정되며, 이는 한 개인의 전면적인 실존방식으로 모든 인간 안에서 나타난다. 인간의 욕구 충족을 위해 소비하고 소유하는 것이 삶의 주요 형태가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인간 삶의 방식을 인간의 두 가지 실존방식 즉, 소유적 실존방식과 존재적 실존방식을 통해 성찰하면서 생태 위기 시대에 적합한 삶의 방식에 대한 모색과 전환의 타당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생태 위기 시대에 인간 삶의 방식은 전환되어야 하며, 이러한 전환은 인간의 선택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