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사용한 지하공간은, 이후 안식처의 역할에서 사회기반시설로의 다양한 분야로 영역의 확장을 이루었다. 특히 19세기 초 산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근대화의 물결에서 도시공간은 양적팽창을 이루었고, 이에 따른 인구과밀로 인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하자 도시거주자의 기본적인 거주권과 삶의 질적인 부분은 위협받게 되었다. 이에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시지하공간을 개발하게 된다. 이와 같은 도시지하공간의 개발은 도시팽창의 패러다임을 수평적 확장에서 수직적 확장으로 변화시키며 인구유입을 촉진하였다. 이렇듯 높아진 활용도와 함께 지하공간은 지상공간의 프로그램을 병행하여 수용하게 되는데 이는 지하공간을 단일 기능위주의 도시기반시설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수용하는 "지하복합공간"으로 진화시켰다. 하지만 높아진 이용도와 사용량의 증대는 기존공간과는 다른 지하복합공간 만의 물리적 구조의 한계로 인해, 재난 시 다양한 위험요소를 발생시켰다.
지하복합공간은 적용되는 프로그램의 광범위한 범위와 물리적인 위치, 구조로 인해 다양한 위험요소가 발생하는데 이는 밀폐된 공간에 의한 제한된 출입구와 수직적 구조를 포함하여 복잡한 공간구조로 인한 동선체계의 복잡성, 제한된 시야, 불특정다수의 사용인원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지하복합공간은 지상공간보다 더 많은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재난의 피해규모가 지상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재난 발생 시, 중요한 시설이 재해방지시설이다. 특히 피난유도시설은 인명의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시설이다.
현재 국내에는 지하공간의 피난유도시설과 관련하여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지식경제부 등의 여러 기관에서 재난 시 법규를 제정하여 다양한 방향에서의 안전관리방안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면 분산된 법령의 연계성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고, 지상층의 건축에 따른 지하층의 설치규정을 병행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지하복합공간의 특성에 적합한 통합적인 피난유도시설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의 피난유도시설은 각 부처가 마련한 규정에 따라 설치 운영되고 있으나 시설물 각각의 기능에 대한 규정을 명시한 것으로 IT기술과 같은 네트워킹 된 유기적 시스템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사용자가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시각적, 청각적요소에 의한 심리적 효과는 간과되어졌다. 이는 기능적요소와 심미적요소가 결합한 안전디자인적 요소가 결부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를 종합하였을 때, 피난유도시설은 시스템화 되어야 하며, 안전디자인의 요소가 결합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체계적으로 유지 관리하기 위한 통합적 관점에서의 매뉴얼이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내외, 논문과 사례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해결방안으로 피난유도시스템의 안전디자인 가이드라인과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관리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제안하였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하복합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재난을 분류 후, 각각의 재난에 피난자가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피난유도시스템의 재난 별 대응 흐름도를 제작하였다.
둘째, 현재의 피난유도시설에 IT의 기능을 접목하여 시스템화 시키며, 사용자위주의 디자인이 되어 있지 않아 즉각적 대처가 어려운 현재의 디자인을 안전디자인의 관점에서 재고하였다. 이를 통해 색채, 형태, 효과, 설치의 디자인 요소로 평가하는 안전디자인가이드라인을 제작하였다.
셋째, 디자인적인 관점에서 시설물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피난유도시스템의 안전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체크리스트를 제작하였다. 체크리스트는 시설 별로 구분하였다.
지하복합공간에서의 재난은 미리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재난이 일어났을 경우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최대한의 인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논문은 사용성의 확대와 함께 우리사회의 필수 생활공간으로 자리잡은 지하복합공간의 안전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위험성을 올바르게 인지하고 대비해, 재난 발생 시 효율적으로 인명을 구조하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는 도시의 확장과 함께 점차 심층화, 복잡화 되어가는 지하복합공간에서 생활하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