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대와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여가선용에 대한 관심 증대와 외식문화의 발전에 따른 식생활의 변화가 서양요리에 대한 기호성과 소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서양요리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서구 및 유럽의 각국요리를 총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서양요리의 특징은 여러 가지 재료와 조리법에 잘 어울리는 다양한 종류의 소스가 발달하였다는 점과 음식의 향미를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향신료와 주류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요리는 소스의 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스와 함께 서양요리에서 향신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향신료란 식물의 열매·종자·잎·줄기·뿌리 등으로 음식물에 독특한 향미를 주어 음식에 풍미를 더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서양요리에서 소스와 향신료의 다양한 기능들로 인하여 서양요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음식을 조리할 때나 소스를 만들 때 광범위하게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재료 중 하나로 주류를 꼽을 수 있는데 주류를 음식이나 소스에 넣는 조리 방법은 로마시대 이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서양요리에서 주류는 조미료로 사용되기도 하며, 소스의 주재료와 부재료나 액체로 사용하여 소스의 특유한 맛을 부각하기도 한다. 또한 서양요리에서 건조 향신료의 효과를 배가시키기도 한다.
서양요리에서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조리용 주류는 소스의 재료는 물론 향신료로 광범위하게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소스와 향신료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측면에서 수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서양요리에서 전채에서부터 후식까지 매우 광범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조리용 주류와 관련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서술한 연구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 문헌적 연구분석(literature & document analysis)을 통해 이론적 논거를 구축한 다음 이를 토대로 연구모형을 계획하고 가설을 설정하였다.
문헌 연구로는 국내외 조리 및 주류 관련 서적, 논문, 학회지, 기타 간행물을 활용하였으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하여서 인터넷을 활용한 문헌연구와 자료조사를 통한 기술적 연구(descriptive study)를 시도하였다. 특히 제2장 이론적 배경은 기술적 연구에 기초하였다. 또한 실증연구를 위하여 도출된 각 변수들에 대한 측정은 설문지를 활용하였으며, 측정된 자료는 통계기법에 의거하여 분석하는 실증연구방법(empirical study method)으로 진행되었다.
실증연구를 위한 설문서는 호텔별 20부, 외식관련업체 등에 10부씩 연구자가 직접 현지를 방문하여 본 연구의 취지를 설명한 다음 조리사에게 의뢰하거나 연구자가 직접 조사하였다. 회수된 설문지는 SPSS 14.0을 이용하여 요인분석, 차이분석(t-test, Anova), 상관관계분석, 다중회귀분석 등을 실시하였다.
실증분석에 의한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리용 주류유형에 따른 주류 선택속성의 중요도 차이를 살펴본 결과, 향기와 외관의 속성은 유의적인 차이가 있으며, 맛과 질감은 유의적이지 않다.
둘째, 조리사들의 와인에 대한 지식수준은 대부분 초급자 수준 정도에 머물러 있고, 조리사의 와인지식정도가 조리용 주류유형별 선택속성에는 유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조리사의 경력에 조리용 주류 선택속성의 차이에는 레드 와인 선택속성의 차이는 유의적이지 않았고, 화이트 와인은 질감에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 브랜디는 맛과 외관에서, 오렌지 리큐르는 향기에서만 조리사의 경력에 따라 유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사의 직급에 따라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 브랜디에서는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났고, 오렌지 리큐르 선택속성은 유의적이지 않다.
넷째, 조리용 주류유형에 따라 음식품질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분석한 결과, 조리용 주류유형의 선택속성에 따라 음식품질 평가요소인 기능성, 영양성, 가공성, 효용성은 모두 유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조리용 주류의 선택속성은 음식품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본 결과,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브랜디, 오렌지 리큐르 모두 주류 선택속성의 맛과 향기, 외관, 질감은 음식품질 평가요소인 기능성, 영양성, 가공성, 효용성 모두 유의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브랜디, 오렌지 리큐르 등 모든 조리용 주류의 맛, 향기, 외관, 질감의 중요성이 높을수록 음식품질의 기능성, 영양성, 가공성, 효용성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먼저 호텔·외식업체의 현장에서 조리용 주류를 선택 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인들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와 더불어 조리용 주류 선택 시 맛이나, 질감은 조리용 주류의 선택에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나 향기와 외관에 있어서는 조리용 와인의 선택 시에 브랜디나 오렌지 리큐르 보다 중요한 속성으로 평가 되었다.
본 연구가 시사하는 바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리사들의 와인지식정도는 대부분 초보자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리사들의 대부분이 요리에 와인을 부재료로 이용하기도 하나 직무 특성상 홀 직원들보다 와인에 대한 지식이나 배움의 필요성을 덜 느끼는 듯하다. 이것은 서양의 조리사들이 요리뿐 아니라 와인에도 정통하여 자신의 요리에 어떠한 와인이 사용되었으며, 어떠한 와인이 어울린다는 것을 인지하여 고객들의 요리에 적합한 와인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주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조리사들도 와인은 물론 다른 조리용 주류에 대한 지식의 함양이 시대적 흐름에 맞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조리사의 조리용 주류별 선택속성 차이를 분석한 결과, 조리사들의 조리용 주류의 선택속성이 맛과 질감보다는 향기와 외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조리용 주류의 용도가 음식에 향을 부여하는 향신료의 기능에 치중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와인에 대한 선택속성이 다른 조리용 주류보다 향기와 외관에 더 높게 나타난 이유는 레드 와인의 경우 대부분 육류 요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며, 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제거하고 고기를 연하게 하는데 주로 사용하므로 다른 조리용 주류보다 향기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화이트 와인은 서양요리에 있어서 생선 요리에 가장 많이 선호하는 주류로 생선 비린내를 제거하고, 생선 요리의 본연의 색깔과 광택을 유지시키기 위하여 외관을 중요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조리용 와인의 품질에 상관없이 저렴한 가격의 와인을 선택해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탈피하여 식재료의 원산지와 특색을 고려하여 그것에 알맞은 품질의 조리용 와인을 사용하여야 함을 시사한다.
셋째, 조리사의 특성(조리경력, 직급, 와인지식정도)에 따라 조리용 주류의 선택속성 차이를 분석한 결과, 조리사의 경력에 따라 레드 와인의 선택속성 차이는 유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화이트 와인은 질감에서만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났으며, 브랜디는 외관에서, 오렌지 리큐르는 향기에서만 조리사의 경력에 따른 차이가 유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요리의 품질은 음식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적절한 방법으로 배합되어 만들어졌을 때 향상하게 된다. 최근의 웰빙 추세의 영향으로 음식이 단지 배고픔을 충족시키는 본능적인 욕구의 충족보다는 질적인 면을 중시하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경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 음식에 들어가는 부재료의 선택에도 기능성과 영양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조리용 주류에 대한 정보와 활용은 음식품질은 물론 소비자 만족의 기회 제공에 이바지 할 것으로 사료된다.
다섯째, 조리용 주류가 서양요리에서 전채는 물론 고기류를 드레싱하거나 소스와 스톡의 맛을 배가시키기 위하여 또는 수프와 스튜의 맛을 깊게 하거나 과일 디저트의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요리의 모든 단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여섯째, 조리용 주류가 음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주류의 본질적인 속성인 맛과 향이 뛰어날수록 요리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와인을 비롯한 조리용 주류의 선택과 운용에 대해 보다 면밀한 기준과 사용 방법에 대한 검토가 따라야 되겠다.
또한 조리용 주류의 1차적 기능이라 할 수 있는 기능성 요인(맛을 높인다, 색을 예쁘게 한다, 향을 높인다, 냄새를 없애주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2차적 기능이라 할 수 있는 효용성 기대요인(고객 선호도 증대, 매출 증대 효과, 소화증진, 신진대사 촉진, 건강 증진 효과)때문에도 조리용 주류가 사용됨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는 조리용 주류가 소스의 맛이나 향신료의 효과를 배가 시키는 기능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건강에 유익하다는 일반적인 인식 때문에도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조리용 주류는 음식을 만들 때 꼭 필요한 소스의 재료와 향신료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부재료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리사들은 서양요리에 조리용 주류가 절대 필요한 술인지는 알고 있으면서도 주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자신이 경험적으로 사용하는 조리용 주류가 자신의 요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미량의 소스나 향신료가 주재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리의 속성으로 볼 때 아주 중요한 부분을 지나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호텔 및 외식업체의 경영진에서는 조리사들이 현장에서 조리용 주류가 자신의 요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 실험분석 할 수 있는 시간과 연구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하겠다. 또한 조리용 주류에 의한 다양한 조리실험을 통하여 음식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요리에 알맞은 조리용 주류를 개발하고 발굴하여 이를 바탕으로 고객만족으로 인한 매출 증대를 가져온다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