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현실세계와는 격리된 상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예술가들은 자신이 규정한 틀 안에서 어떠한 구속 없이 자유로운 생각의 표현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설치미술은 개성적인 실험 방식을 도입하여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비예술적인 삶의 요소를 화면에 도입시킴으로써 예술과 삶의 소통을 구현하였다. 이는 설치미술이 공간과의 경계를 허물어 가며 상호간의 영향을 주는 관계로 발전하여 그 범위가 실내공간까지 확장하였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생활환경의 질을 높이려는 현대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실내공간은 창조적인 감각을 표출하는 설치미술과의 조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예술적, 공간적 측면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 구현 특성을 제시하는데 목적을 두고자 한다.
설치미술의 시대적 변화에 따른 공간화 특성은 일상과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오브제의 출현과 함께 2차원적 회화를 넘어선 3차원의 공간으로 확장이 나타난다. 또한 실내공간에서의 설치화 경향을 통해 나타나는 특성은 기본적으로 조형적인 형태와 함께 다양한 의미전달이 가능한 상징적, 추상적인 오브제와 공간에 어떠한 기능을 행하는 기능적인 오브제가 있다. 이러한 설치미술과 실내공간의 특성을 통해 나타나는 상관관계는 1. 일상과 미술의 결합을 통해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오브제로 탈바꿈하면서 공간에 추가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부가적 통합, 2. 공간의 확장으로 인해 오브제가 기능을 가지며 공간과 어우러지는 유기적 통합, 3. 더 나아가 공간에 또 다른 공간을 가지는 단일 조형적 통합의 관계가 형성된다.
공간 구현이란 어떠한 현상이 장소성을 가지며 구체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행위를 뜻한다. 공간 구현을 위한 기본적인 구성 요소로서 구조적, 형태적, 물성적 표현이 있는데, 구조적 표현은 공간 안에 구조체를 띄는 형식으로 '구축'과 기능이 배제된 단순 미적 요소인 '비구축'으로 나뉘며, 형태적 표현은 공간이 가지는 형태로 시각적으로 뚜렷한 형태를 가진 '가시', 추상적인 형태인 '비가시'로 구성된다. 또한 물성적 표현은 공간을 구성하는데 사용되는 재료로 '물질적' 재료와 투명성, 투과성이 나타나는 '비물질적' 재료로 나뉜다.
설치미술과 실내공간의 관계와 공간 구현 요소를 통해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설치작가인 서도호, 도쿠진 요시오카, 울라퍼 엘리아슨의 작품 분석의 결과로 나타나는 공간 구현 특성은, 구조적 표현이 부가적 통합에서는 비구축적, 유기적 통합에서는 구축적, 단일 조형적 통합에서는 구축-비구축적 특성이 모두 나타났으며 형태적, 물성적 표현은 모두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는 구조적 표현이 공간 형태 생성 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보인다. 또한 물성적 표현으로 인해 다양한 성격의 공간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를 실내공간에 적용하기 위해 물질적, 비물질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본 결과 1. 물질적 요소가 적용된 회화적, 유기적, 이중 구조적 공간과, 2. 비물질적 요소가 적용된 잠재적, 지배적, 초월적 공간의 특징이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회화적, 유기적, 이중 구조적 공간은 공간 안에 미적, 조형적인 역할로 시각적 효과가 크게 작용한다. 또한 잠재적, 지배적, 초월적 공간은 비물질적 재료의 사용으로 인해 상징적이며 관념적인 공간이 형성되며 유동적인 형태와 시간적·감각적 요소를 통해 다차원적 공간감을 유도한다.
이러한 설치작품의 공간 구현 특성의 분석과 실내 공간에서의 활용 사례를 통해 앞으로의 실내 공간이 단지 설치미술의 특성을 적용하는 방식 뿐만이 아닌, 공간 구성 요소와 어우러져 보다 유동적이고 자유로운 공간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