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패션은 한 지역의 문화나 디자인이 세계성을 가지기 위해서 무엇보다 차별화된 아름다움의 표현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전환과 창의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21세기 국제화, 정보화 시대에 유통개방과 소비자의 고감각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가 다른 문화권의 소비자들에게 보편적인 미로서 받아들여질 때 국제 경쟁력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민화는 민중에 의해 그려졌고 발전된 대중적 예술로 다양한 상징적 의미와 염원을 담고 있으며 우리의 정신이 깃들여 있는 민간예술이다. 민화의 화려한 색채와 조형적 예술양식이 팝아트적 미술 양식과 어우러져 또 다른 미를 창출했을 때 세계 패션 시장에 도전 할 만 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팝아트는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소비문화의 대중예술이다. 현대사회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생활양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적극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양상의 예술을 가능케 하였으며, 일상의 소재들을 예술영역으로 끌어들여 창작함으로써 우리 생활과 밀착된 예술이 팝아트이다.
오늘날 예술계에서 민화에 팝아트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민화와 팝아트의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민화와 팝아트의 만남은 다국적 시대에 우리민족 정서를 계승하면서 소비자의 고감각에 맞는 고품격 상품이미지로 우리 전통 고유의 미적 특성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본 연구는 우리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표현된 옛 그림으로 소박한 감정과 생활미가 담겨져 있으며 민족의 정서를 상징하는 민화,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소비문화의 대중예술인 팝아트의 미적 특성의 유사점을 도출하고 민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변용하고 형상화시켜 민화의 팝아트화를 의상디자인에 응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의 전통미를 살려 우리의 민족정서를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세계화된 독창적인 현대 의상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방법은 민화와 팝아트에 관련된 문헌, 선행 연구 자료, 잡지책, 회화 그림, 패션관련 도록, 인터넷 자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현대패션작품의 실증분석을 위하여 2000년 S/S 컬렉션부터 2011년 S/S 컬렉션까지 국내외 컬렉션에 발표된 패션 디자이너들과 작가들의 작품을 활용하였다. 그 결과 민화와 팝아트를 응용한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의상디자인 작품 8점을 제작하였다. 본 연구자의 의상디자인 작품은 07 S/S 서울 컬렉션에서 발표한 바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전개 되었다.
1장에서 연구의 목적 및 의의, 연구 내용과 방법에 대해 논하였다.
2장에서 첫째, 민화에 대한 문헌 조사를 통해 민화의 개념과 정의, 발생과 전개과정을 조사하고, 민화의 모티브를 바탕으로 소재별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민화의 종류를 분류하고 그 내용을 살펴보았다. 민화가 가지고 있는 미적특성을 형태, 색채, 구도의 표현적 미적 특성과 대중성, 상징성, 해학성, 실용성의 내용적 특성으로 분류하여 민화의 조형성을 알아보았다.
둘째, 팝아트의 일반적 고찰에서 팝아트의 정의와 개념, 발생과 전개과정을 조사하고, 팝아트가 유행하던 1960년대 전후의 팝아트 작가와 표현기법을 분석하여 팝아트의 미적 특성을 민화의 미적 특성 분류 방법과 동일하게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셋째, 민화와 팝아트의 미적 특성에서 언급한 표현적 미적 특성과 내용적 미적 특성 내용을 바탕으로 민화와 팝아트의 유사성을 대중성, 상징성, 해학성, 실용성으로 도출하였다.
3장에서 민화와 팝아트를 응용한 디자인 실증분석을 위하여 민화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작가들과 작품들을 분석함으로써 민화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였다. 민화와 팝아트를 응용한 현대 의상디자인 사례를 위해 2000년~2011년 국내외 컬렉션에 나타난 사진 이미지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4장에서 민화와 팝아트의 미적 특성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민화의 모티브에 팝아트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현대 패션디자인 작품 8점을 제작하고 작품의 조형적 분석을 위해서 제작의도, 모티브, 색채, 소재, 제작 기법 등을 중심으로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하였다.
5장 결론에서 민화와 팝아트의 유사성에 대해 재인식하고 향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의상 디자인 연구 및 개발과 패션산업의 나아갈 방안에 대해 제시 하였다.
본 연구에서 민화와 팝아트의 미적 특성을 표현적, 내용적으로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유사성이 유추되었다.
첫째, 민화와 팝아트는 귀족층이나 엘리트층의 미술애호가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모습과 삶이 묻어나는 친숙한 이미지와 풍경을 주제로 표현하고 원색의 대중적 색채를 사용하여 대중성이라는 유사성을 갖는다.
둘째, 민화에 나타나는 문양에는 상징적인 도상들이 내포되어 있으며 주술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팝아트 작가들은 상징적의미를 갖는 기호나 문자를 레터링과 그라피티기법으로 표현해 현대 사회의 대중문화를 상징성으로 작품에 표현하였다.
셋째, 민화는 동물을 의인화하여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고, 팝아트는 콜라주기법을 사용하여 일상적 주제의 대중적 이미지를 해학적으로 차용해 작품에 해학성을 주었다.
넷째, 민화는 실용화 내지 생활화로서 생활필수품에 많이 도입되어 실용성을 갖는다. 팝아트는 일상생활의 장면, 인쇄된 그림들을 작가 개인적 방법으로 다시 표현하는 재현적 회화로 실크 스크린 기법을 사용하여 대량생산화 된 생활용품에 사용되어 실용성을 더하였다.
민화와 팝아트에 나타난 네 가지 미적 특성의 유사성이 현대 패션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2000년~2011년 국내외 컬렉션에 발표된 패션 디자이너들과 작가들의 작품 분석을 통하여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민화를 응용한 현대 의상디자인 사례에서 작품들은 대중의 생활 속에 친숙한 풍경이나 모티브, 대중들이 좋아하는 강렬한 원색의 오방색, 기본 아이템과 저렴한 소재, 대량생산이 가능한 디자인이나 기법에서 대중성을 보였다. 팝아트를 응용한 현대 의상디자인 사례에서도 대중적 이미지와 색채를 사용한 동일한 대중성을 볼 수 있었다.
둘째, 민화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문양, 문자도, 오방색을 사용하고 팝아트는 문자와 숫자 등의 기호를 사용하여 현대 의상디자인에서 상징성을 나타냈다.
셋째, 민화는 호랑이와 토끼와 같은 동물을 의인화, 호피 문양의 확대나 변형, 팝아트는 과거에 의상 재료로 사용되지 않았던 비닐과 오브제들을 꼴라쥬 기법으로 표현하여 해학성을 보였다.
넷째, 데님이나 면과 같은 실용적 소재, 일상에서 실용적으로 착용하는 티셔츠와 속옷, 대량생산화가 가능한 실크스크린 기법 등으로 의상에 실용성을 나타냈다.
민화와 팝아트의 미적 특성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민화의 모티브에 팝아트의 장점 및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오늘날 소비자들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독창적인 현대 패션디자인 작품 8점과 패션일러스트레이션 작품 8점을 제작하였다.
본 연구 결과 민화의 모티브를 그대로 의상디자인에 도입한 직유법에서 탈피하여 민화의 미적 특성을 팝아트 기법에 가미하여 현대적 시각으로 변용, 형상화 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민화의 모티브를 원본대로 의상에 대입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민화의 미적 특성에 팝아트적 요소를 첨가하여 현대적 시각으로 변용함으로써 국제화 시대에 우리민족 정서를 계승하면서 고품격의 의상디자인 작품을 제작 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민화와 팝아트의 유사점에 대한 재인식이 향후 디자인연구 및 패션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후속 연구에서 동양과 서양의 예술이 접목된 패션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패션이 고부가가가치 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