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지역여성운동단체인 충북여성민우회의 조직정체성 변동과정을 20여년의 역사를 통해 분석해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조직 정체성이란 특정한 역사적 상황속에서 표출되는 담론과 운동의 방향에 영향을 받으며 재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지역여성운동단체인 충북여성민우회는 여성적 가치와 민주주주의 완성에 대한 이념을 견지한 진보적 여성단체로서 전체 운동에서 주체자여야 한다.
본 고는 충북여성민우회의 20여년의 역사를 3개의 시기로 구분하고 시기 마다 다른 조직 정체성과 그 정체성을 뒷받침하는 정치학이 존재한다고 본다. 즉 충북여성민우회는 민주화운동 정치학에 기반을 둔 1980년말 민주화운동의 부문 운동체로서의 시기, 성폭력의 정치학에 기반을 둔 1990년대 초 반성폭력 운동체로서의 시기, 지역화의 정치학에 기반을 둔 1990년대 중반 이후와 제도화의 정치학에 기반을 둔 1990년대 후반의 지역여성시민단체로서의 시기로 나눌 수 있다. 1987년-1991년 민주화운동의 부문운동체로서의 시기는, 민주화운동출신이 주축이 된 창립주체세력, 자주.민주.통일.여성해방을 목표로 한 창립 이념, 기층 여성을 중심으로 한 조직체계와 사업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1992년-1993년 시기의 반성폭력 운동체는,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대책위 활동, 청주 여성의 전화로의 분화, 전시 군 성노예 해결운동 등 반성폭력 운동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1994년-현재의 지역화의 정치학의 영향을 받는 지역여성시민단체는 여성이 생활정치의 주체자임을 선언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정책에 개입하고, 제반 생활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1998년-현재의 제도화의 정치학의 영향을 받는 지역여성시민단체는 사단법인화, 노동부의 위탁기관 운영, 법인화를 통한 프로젝트 사업의 활성화 등과 같은 조직의 제도화 과정, 국회와 지방의회에 진출하는 개인의 제도화, 각종 여성정책 제안 및 압력활동과 호주제 폐지와 방과후아동보육조례제정과 같은 이슈의 제도화를 전개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상과 같은 정체성 분석과정을 통해 살펴본 충북여성민우회의 향후의 과제는 다음과 같다. 급진민주주의에 대한 주체적 고민, 내부 회원들이 주체가 되는 조직 정체성 재구성, 풀뿌리 대중토대 확대, 정책역량의 강화와 현장과 연계된 정치참여운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