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으로 풍요롭다고 하는 21세기에도 세계 곳곳에는 빈곤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굶주리고, 예방이 가능하거나 간단한 치료만으로도 줄일 수 있는 질병에 노출되어 고통에 시달리고, 깨끗하지 못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등 많은 사람들이 예전과 다름없는 빈곤의 상태에 놓여있다. 빈곤은 다양한 원인만큼이나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또한 다양한 문제들의 결과이기도 하다. 제67회 피스보트 세계 일주에 함께 하면서 접했던 그 모습들은 개인의 능력을 뛰어 넘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포함하고 있었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것 역시 사회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본 논문을 통해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이러한 빈곤의 문제를, 우리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현실을 다시 되돌아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빈곤을 극복해 나가고자 여러 노력들이 희망을 만들고 있음을 얘기하고 싶었다. 빈곤의 문제를 공감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여 각국의 정상들이 합의한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는 어디까지 와 있으며, 그 시한인 2015년에는 과연 그 목표들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인지,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물결에서 한걸음 비껴 서 있는 쿠바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유기농업 등의 사회시스템을 통해 빈곤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공동체적인 가치관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그러한 가치관을 통해 사회 구성원들은 빈부에 대한 공감을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표면적이나마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각 나라의 여러 조직과 NGO는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빈곤의 문제와 모순을 파악하고 사람들과 다른 조직들과 연대를 통해 그것을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특히 가장 약하고 소외되어 빈곤의 극단에 서 있는 어린이들과 여성들에 대한 지원과 도움, 자활과 자립을 위한 활동은 빈곤 뿐 아니라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빈곤 문제를 대하는 관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것은 우리의 현실에서 보이는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 다른 양상의 빈곤 문제를 다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데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시민단체 활동의 다각화·다변화와 연대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아이디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