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도면은 인류의 문화유산인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건축 기록물이다. 건축도면은 협업을 통해 생산되는 그룹 기록물의 일부로써 물리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한 규약에 따른 도형 정보요소를 이용하여 주로 표현되고 기술적, 미적 가치의 평가가 가능하다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건축도면 기록물을 보존, 활용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description)이다. 정확한 기술은 탐색자가 기록물로 접근하는 것을 수월하게 해주며 기록물의 배경정보와 내용정보를 확인하고 설명해 준다.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건축도면 아카이브스 기술을 위한 표준이 제정되어 있지 않은데, 국가기록원의 기술방식도 합당한 규칙에 의거하지 않은 채 간단한 정보만을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 이용자들은 기록물보존기관이 수장하고 있는 건축도면을 검색, 열람하기 어려워졌고, 기록물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기록물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여 제공하는 등의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본 연구는 건축도면 아카이브스의 기술요소를 제안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하여 문헌 연구를 통해 건축도면의 정의와 특성을 알아보고 기록물의 기술과 그 중요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그리고 국가기록원을 대상으로 건축도면 아카이브스의 관리 현황을 조사하고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다음으로 건축도면의 기술규칙 적용모델이 될 수 있는 표준 및 지침을 통해 기술요소를 분석하였다. 국가 표준의 경우 특수형태의 기록물을 따로 분리하여 기술요소를 제시하고 있는 캐나다의 기록물 기술 국가 표준인 RAD 2판(Rules for Archival Description, second edition)과 영국의 MAD 3판(Manual of Archival Description, third edition)을 선정하였고, 단체별 지침의 경우는 건축도면자문그룹(The Architectural Drawings Advisory Group, ADAG)과 건축 기록물 재단(Foundation for Documents of Architecture, FDA)의 '건축도면의 기술에 대한 지침(A Guideto the Description of Architectural Drawings)'과 국제기록기구회의(InternationalCouncilonArchives, ICA)의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건축기록에 대한 기록관리 지침(A Guideto theArchivalCareofArchitecturalRecords : 19th-20th)'을 선정하여 '국제 보존기록 기술규칙(General International Standard Archival Description, ISAD(G))'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역, 요소와 비교 분석하였다.
그리고 이상에서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건축도면 아카이브스의 기술요소를 제안하였다.
제안된 요소는 ISAD(G)에서 규정하고 있는 식별영역, 배경영역, 내용과 구조영역, 열람과 이용조건영역, 연관자료영역, 주기영역, 기술통제영역에 물리적 기술영역과 건축물 기술영역을 추가하여 9개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기술요소는 식별영역 5개, 배경영역 4개, 내용과 구조영역 8개, 열람과 이용조건영역 5개, 연관자료영역 3개, 주기영역 1개, 기술통제영역 3개, 물리적 기술영역 5개, 건축물 기술영역 9개로 총 43개를 제안하였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식별영역은 건축도면의 식별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로 구성되며, 참조코드, 표제, 일자, 기술계층, 기술단위의 규모를 제안하였다.
배경영역의 요소들은 주로 건축도면과 생산자의 이력에 대한 정보들이고, 생산자명, 행정연혁/개인이력, 기록물이력, 수집/이관의 직접적 출처로 구성하였다. 기록물이력에는 보관이력 및 전시내역을 포함시켜 미적, 기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건축도면의 활용 여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내용과 구조영역은 범위와 내용, 평가 · 폐기 · 처리일정정보, 추가이관, 정리체계, 규약, 축척, 표현형식, 중요기록사항으로 구성하였다. 이중 규약, 축척, 표현형식, 중요기록사항요소는 건축도면의 특징을 반영한 특성화된 요소라고 볼 수 있는데, 중요기록사항은 건축도면에 나타나 있는 중요한 문구나 동반 자료를 기록하는 요소이다.
열람과 이용조건영역의 요소는 열람조건, 재생산조건, 검색도구, 위치, 전자파일인데, 이들 요소 중 위치는 보존소의 이름과 위치, 청구기호 등을 나타내는 정보로써, 보존하고 있는 위치가 매우 중요한 건축도면 보존 시 주의사항을 반영한 요소이다.
연관자료영역은 컬렉션명, 사본의 존재와 위치, 관련기술단위로 구성하였는데, 건축도면은 주로 원본을 보존하는 바, 사본의 존재의 위치를 포함시켰으며, 그룹 기록물로써의 성격을 반영하여 관련 기술 단위를 포함시켰다.
주기영역에는 다른 요소에 포함되지 않는 정보를 기술하는 일반주기를 포함시켰다.
기술통제영역은 건축도면 아카이브스를 기술한 아키비스트에 대한 정보인 아키비스트 주기, 기술규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규칙과 협약, 그리고 기술일자로 구성되었다.
물리적 기술영역은 건축도면 아카이브스의 물리적 특성에 대한 세부 정보를 기록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은 열람과 이용조건영역의 물리적 특성과 기술적 요구사항요소를 분리한 것인데, 건축도면 아카이브스의 크기, 재료, 필기구, 기술(technique), 특성기술요소로 구분하였다.
건축물 기술영역은 크게 두 종류의 기술요소군으로 구분하였는데, 건축물과 관련된 요소로는 이름, 위치, 시설분류, 일자, 재료, 주기기술이 있고, 건축물과 관련된 사람에 대한 요소로는 이름, 역할, 주기기술이 있다. 이 영역과 해당 요소들은 건축물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건축도면의 성격을 반영한 결과로 생성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안한 이들 요소를 국가기록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제시기 건축도면에 실제로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건축도면 아카이브스의 기술요소는 기록관리 선진국의 국가 표준뿐만 아니라 국제단체의 지침에 근거하였으므로, 국내의 건축도면 기술표준을 선정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건축되고 증축, 개축되는 건축물들이 증가함에 따라 건축도면의 수 또한 증가할 것이므로 건축도면 아카이브스의 적절한 기술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건축도면 아카이브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하여 앞으로 국가기록원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그에 따른 기술표준 제정 작업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