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장애 예술과 장애인 예술가의 개념과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평가를 알아보기 위한 이론 연구와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이화여자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실험 연구로 구성되었다.
장애 예술의 영국예술위원회의 정의를 따르면 장애인에 의해 만들어진 장애의 경험을 반영한 예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장애 예술에서 장애는 방해가 아닌 예술 작업을 위한 풍부한 주제가 된다. 장애인 예술가는 장애 예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장애인 예술가에 대해서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유네스코의 예술가의 정의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장애인 예술가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이로서 예술 창작을 자신 생활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생각하는 사람, 고용되었거나 어떤 협회에 관여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예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거나 인정받기를 원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전문 예술인은 예술가가 예술 활동에 투입한 시간과 예술 활동으로부터 얻은 소득, 예술계나 공증에 의해 인정받은 예술 활동 실적의 양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 장애인 예술가가 전문 예술인으로서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문화예술인 실태조사(2007)를 바탕으로 알아본 결과 우리나라의 장애문화예술인은 예술 활동으로부터 얻은 수입 이 전혀 없는 비율이 약 70% 정도로 장애문화예술인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논문은 실험을 통해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았는데 같은 공연을 감상하여도 장애의 사전 인지 여부에 따라 '예술에 대한 느낌', '예술가의 실력 평가', '전문성 평가', '예술가에 대한 관심'이 다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실험을 통하여 가설을 검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장애의 사전 인지 여부에 따른 공연을 보고 받은 느낌의 차이는 예술가가 장애인인임을 알고 공연을 봤을 때 공연에 더 감동받았고, 더 몰입하였고, 더 흥미롭게 보았고, 더 강한 인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공연을 감상하였어도 예술가가 장애인임을 알 때 더 감동받고 흥미롭게 본 것으로 나타난 이유는 공연 그 자체로부터 받은 것이라기보다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감동과 흥미로 볼 수 있다. 무용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청각장애인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이 어려운 일임은 알 수 있다. 예술가의 열정과 노력에 대한 이해가 장애인 예술가의 예술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로 본다.
둘째, 예술가가 장애인인 것은 예술가의 실력을 평가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예술가가 장애인일 경우 더욱 뛰어난 실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예술가의 예술적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예술에 대한 경험과 지식의 차이에 따라 장애인 예술가의 실력을 평가한 것이 다르게 나타났다. 무용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많은 국립국악고등학교 무용과 학생들은 무용가가 청각장애인임을 알고 감상했을 때 무용가의 실력을 더 높이 평가하였다. 반면 무용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적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수업 수강생들은 무용가가 청각장애인임을 알고 감상했을 때와 모르고 감상했을 때 무용가의 실력을 평가한 것에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무용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차이가 장애인 예술가의 실력 평가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예비 조사와 본 조사의 표본의 수가 다르고 두 조사의 대상자의 연령층이 다르므로 해당 예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차이에 따른 장애인 예술가의 실력 평가 차이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해당 예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차이 외의 다른 변인을 통제하여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 예술가의 전문성 평가를 알아본 이유는 비장애인 예술가와 비교하여 장애인 예술가의 예술 활동을 취미가 아닌 전문적인 활동이나 직업으로 보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이다. 예술가가 주 수입을 예술 활동을 통해 얻는가는 전문 예술인으로서의 예술인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예술가가 장애인임을 모르는 집단과 알고 있는 집단 모두 '공연 경험'을 제외하고는 예술가의 전문성을 대체적으로 낮게 평가하였다. 특히 예술가가 장애인임을 알 때 '공연 경험'을 제외한 예술가의 전문성 평가 항목의 평균은 아주 낮았다. 연구 결과에서 장애인 예술가의 전문성 평가 결과 장애인 예술가를 직업 예술인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인식 개선에 '전문예술인으로서의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예술가에 대한 관심은 예술가가 장애인임을 알 때 매우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장애인 예술가에게 대해 가지는 관심의 형태와 크기를 알아본 결과 장애인 예술가의 개인사에 대해 특히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예술가가 장애를 극복하고 예술적 성취를 이루어내는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준다. 장애인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중 대부분이 휴먼-다큐멘터리인 것이나 장애인에 대한 기사 대부분이 장애 극복 사례인 것을 볼 때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주로 장애인의 개인사에 있음 알 수 있다. 장애인 예술가의 작품과 예술 세계에 대한 내용 보다 어떻게 장애를 극복하고 활동하고 있는가에만 주목하는 것은 장애인 예술가가 작품이 아닌 장애를 극복한 인물로만 인식되어 진다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예술가가 장애인임을 모를 때 예술가에 대한 관심이 예술가에 대한 전문가의 평론인 것과 비교하여 보면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장애인 예술가의 개인사에만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험을 통해 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인식을 알아본 결과 대체로 장애인 예술가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고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예술가가 장애인임을 알 때 공연에 대한 감정적 만족도가 더 높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예술가가 장애인인 것이 예술가의 실력이나 예술성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예술가를 전문 예술인으로 인식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나타나 인식 개선의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