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상황에서 전통 목회신학은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한국의 전통 목회신학은 남성중심의 가부장주의 신학과 남성중심의 생물학적 결정론의 심리학을 자원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국의 여성주의 목회상담 및 목회신학을 구성하려는 기초 작업이다.
여성주의 목회상담과 목회신학은 페미니스트 관점의 신학, 심리학, 전통 목회신학을 기본적인 자원으로 한다. 여성의 경험에서 출발한 여성신학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여성의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억압의 상호 연관성에 대하여 예민한 관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러므로 여성신학의 주체와 내용은 여성뿐 아니라 억압받는 모든 소수자이며, 하나의 특수한 신학 분야가 아니라 신학 일반에 적용되는 페미니스트 관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여성신학이 우선 과제로 삼는 것은 이원론과 가부장주의의 극복이다. 이원론은 가부장주의를 낳았고, 가부장주의는 성차별, 인종차별, 계층차별 등의 부정의를 낳았다. 여성신학의 또 다른 과제는 종교언어 우상화의 극복이다. 지금까지의 신학은 가부장적인 남성 하나님에 대한 언어를 우상화함으로써 여성과 소수자들을 억압하는데 악용되었기 때문이다. 여성주의 심리학은 생물학적 결정론을 비판하면서, 여성성은 사회적 학습에 의한 것임을 증명하였고 여성주의 상담에 영향을 미쳐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여성상담의 기본 원리와 '역량강화'라는 여성주의 상담의 목표를 도출시켰다. 목회신학은 목회적 돌봄이나 목회상담을 위해 신학을 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학을 어떻게 목회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따라서 '여성주의 목회신학'은 '여성의 경험'을 출발점으로 하는 페미니스트 관점의 실천적 신학으로서 고통 받는 여성과 소수자의 구원에 도움이 되는 한에서 신학적 자원을 활용한다.
이러한 세 가지 여성주의 목회신학의 자원들을 가지고, 한국의 상황에 적합한 여성주의 목회상담을 위한 여성주의 목회신학을 구성하기 위하여 캐롤 왓킨스 알리와 크리스티 코자드 누거의 목회신학 방법론을 살펴보았다. 알리는 미국 내 가난한 흑인 싱글 맘의 경험을 중심으로 우머니스트 관점과 포괄적 관점으로 가부장적 질서와 개인주의를 제거하는 목회신학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알리의 문화분석 방법론의 네 가지 구성요소는 문화적 컨텍스트의 경험, 목회상담자의 경험, 포괄적 관점의 분별력, 목회의 기능적 요소의 수정으로서 문화 컨텍스트의 분석이 목회상담과 신학형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누거의 상관 관계적 나선 방법론의 기초는 기본적으로 컨텍스트인 '여성의 경험'이며 둘째는 '신학', 셋째는 '심리적 기초'로 전통 인성이론에 대한 비판적 관점과 '이야기 이론' 등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임상적 기초로서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상담이론'이다. 이 네 가지 기초가 역동적으로 돌아가면서 목회신학은 늘 변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한국 목회상담의 현장과 목회신학 연구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여성 및 소수자 관점'의 목회상담 및 목회신학의 형성이 절실하다. 한국의 상황에서 '포괄적 관점'의 목회신학 형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나아가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돌봄과 이론적 연구에 기독교계 전체의 구조적, 정치적 관심이 있어야 한다. 둘째, '한국인의 경험'에 근거한 목회신학이 형성되어야 한다. 한국인을 위한 목회상담 및 목회신학은 한국인의 경험을 출발점으로 하는 신학, 심리학 등의 발전을 요구한다. 셋째, 따라서 한국의 여성주의 목회신학의 자원은 신학이나 심리학만이 아니라 다양한 학문과 문화자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전통 문학과 무교, 유교, 불교, 도교 등 전통적인 종교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네 번째로 여성주의 목회신학 방법론은 내담자의 컨텍스트와 목회상담의 현장에서 검증을 통해 늘 변화 발전해 나가는 살아있는 이론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섯째, 여성주의 목회상담의 방법에 있어서 구성주의적 사고에서 출발한 '이야기 이론'은 적극 활용되고 발전시켜야 할 이론이다. 마지막 여섯 번째, 알리와 누거의 연구는 한국의 목회상담이 효과적인 상담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공동적이어야 하며, 다방면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교인들의 문제를 교회 내부에서만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교회 간, 교단 간, 지역 간, 분야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덧붙여서, 본 연구를 통해 '가부장제가 지구 역사상 가장 우세한 종교였다'는 메리 데일리의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 막강한 영향력을 제거하는 것이 여성주의자들의 선험적 과제일 것이다. 따라서 여성주의 목회신학자와 목회상담가들은 거대하고 거시적인 여성주의 운동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야 할 것이며 여성주의 목회신학이 소수 여성들만의 논의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가부장주의가 여전히 지배하는 현 상황에서 목회상담의 기능적 요소로 '용서'나 '화해'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다른 연구 과제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