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 등장하는 인물을 연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오랜 세월을 통해 많은 연구자들이 같은 주제를 다투었고 그 연구들을 통해 잠재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설들이 존재한다면 그것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내기란 더욱 어려움이 있다. 단지 지금까지 연구를 세분화 하거나 단순화시켜 새롭게 논의를 진행시키는 것이 성서 연구에 대한 오늘날의 접근 방법이다.
제4복음서의 예수의 사랑받는 제자에 대한 연구는 역사 비평 연구 방법이 등장한 이래로 제4복음서에 중요한 연구 주제로 다투어졌다. 제4복음서의 저자가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인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요한 신학자들은 제4복음서의 저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대 안적인 인물로 ‘원로 요한’을 비롯하여 여러 성서 인물들과 이상적인 제자像들을 소개 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까지도 저자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는 제 4복음서의 신학적 주제이다.
연구자 역시 제4복음서의 21장 첨가 부분에 관심을 두면서 요한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이 복음의 전승자요 목격자로 소개하고 있는 예수의 ‘사랑받는 제자’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누구인가를 묻고자하는 단순히 그의 정체를 밝히고자하는 시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복음서 안에서 요한공동체의 화자(narrator)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사랑받는 제자’의 모습을 확인하고자하였다.
본 논문의 출발은 제4복음서와 요한공동체의 “삶의 자리”를 탐구함으로 시작하였다. 1세기 요한공동체의 발생한 여러 사건들 통해 왜 요한공동체가 ‘사랑받는 제자’를 복음서의 전승자요 목격증인으로 소개하는지 요한공동체의 당면한 현실은 통해 밝혀 보았다. 다음으로 복음서 저자가 성서 본문에서 주장하고 있는 복음서의 목적(20,30-31)을 살펴보았다. 복음서의 목적절은 요한공동체의 현실 위에 그들이 나아갈 바를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사랑받는 제자’의 정체를 밝혀주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복음서의 목적은 요한공동체이 방향성을 가리키고 있고, 공동체는 ‘사랑받는 제자’를 복음서의 목적에 따라 성서 본문 곳곳에 배치해 두고 있다. 요한공동체는 ‘사랑받는 제자’의 전승을 이어받았고 이제 그 제자가 누구인지를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복음서를 읽는 독자들에게 전한다. 그러하기에 ‘사랑받는 제자’가 등장하는 성서 본문은 이 제자를 바라보는 요한공동체의 시선이기도 하다.
논문의 시작을 요한공동체 시대의 독자의 입장에서 역사와 저자를 살펴봄으로 출발했다면 마지막 결혼에서는 2000년이 지난 오늘날의 독자들이 제4복음서를 현재의 “삶의 자리”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자는 오늘 이새대의 제4복음서 독자가 되어 요한공동체가 전하는 ‘사랑받는 제자’의 모습을 찾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