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마르 4, 10-12에서 열두 제자와 함께 예수께 찾아와 비유에 대해 묻는 주위 사람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들은 열두 제자와 함께 예수로부터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다고 선언받음으로써 바깥 사람들과는 대비를 이룬다. 교회의 복음서로 알려진 마태오 복음서에 따르면 제자는 다름 아닌 열두 제자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예수로부터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다고 선언받는 사람들은 열두 제자뿐이다. 그런데 마르코 복음에서는 열두 제자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그 신비가 주어지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마르코 복음 전체적인 흐름 속에 열두 제자들 보다 큰 그룹인 제자들이다. 이들은 군중과 더불어 예수를 따르고 그분의 가르침을 받기도 하지만 군중과는 달리 특별교육을 받는다. 군중과 분리되어 제자들에게 따로 교육을 시키실 때, 예수는 ‘집’이라는 공간을 자주 활용하는데, 본 연구의 주요 본문인 4, 10에서도 예수께서 군중과는 따로 떨어져 열두 제자와 주위 사람들 만이 함께 함으로써 군중으로부터 독립된 배경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들과 군중 모두는 예수를 따르고 그분의 가르침의 대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음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정점으로 각 지체로서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그 역할에는 차이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는 참 제자의 길에서는 어떠한 차별도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