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래 없는 압축적 고도성장을 이룩해낸 우리나라는 이에 걸맞게 소득수준의 향상과 의료 및 보건기술의 발전 그리고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인해 OECD국가들의 평균 수명을 상회하는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또한 세계 1위의 자살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인간의 오랜 염원이었던 장수를 즐기기는 커녕 죽음의 길을 스스로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가해져만 가는 노인들의 노인자살의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개입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본 연구의 궁극적 목적은 노인의 자살행동을 예방하기 위한 자살생각의 결정 요인에 관한 분석이다. 따라서 노인의 자살의 특징과 증가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자살시도는 자살생각의 연속선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노인들을 대상으로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고, 주요 관련 요인들 중 노인의 자살생각을 예방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인이 어떤 것인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이러한 결과가 노인자살 문제를 다루는 기관이나 관련 단체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연구의 조사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총 200명의 설문지를 최종분석에 활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분석하기 위하여 연구 분석에 이용된 통계 기법은 빈도분석, 타당성 분석, 신뢰도 분석, 상관분석, T-검증, 다중회기분석 등이다. 이와 같은 연구 방법 및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인구사회학적 특성에서는 저학력의 대상자와, 종교활동 등의 사회활동이 적은 대상자 일수록 자살생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결혼상태, 동거인에 따른 자살생각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배우자나 동거인이 있는 노인들의 가족결속력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노인들의 자살생각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배우자나 동거인이 없는 노인들의 가족결속력 또한 낮았으며, 이들의 자살생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경제적 만족감과 생활수준 모두 가족결속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제적으로 매우 만족스럽고, 생활수준이 높다고 느끼는 노인들의 자살생각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경제적으로 불만족스럽고, 생활수준이 낮다고 느끼는 노인들의 자살생각이 높게 나타났다.
넷째, 노인들의 우울정도가 높을수록, 가족결속력은 낮아지고, 자살생각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인들의 우울정도가 낮을수록, 가족결속력은 높아지고, 자살생각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노인의 우울정도가 높을수록, 경제적 만족도가 낮을수록, 동거인이 없는 노인일수록 가족결속력이 낮아지고, 자살생각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가족결속력이 자살생각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인이 인식하는 경제상태 수준의 향상, 우울을 감소시키기 위한 종교 활동 같은 사회적 활동의 확대 등을 위한 지역적, 정책적인 지원 그리고 노인의 자살생각을 감소시키고, 예방하기위한 서비스와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노인을 위한 가족의 지지와 결속, 정서적인 유대를 강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