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외세의 침략과 오랜 가부장제에 의해 고난과 억압의 삶을 살아온 한국 여성의 삶은 소위 ‘한 맺힌 삶’ 또는 ‘삶 자체가 한(恨)’이라고 말해진다. 이런 한 맺힌 삶의 모습을 오키나와 여성들의 삶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은 개인의 심리적 고통과 갈등뿐 만 아니라 사회, 역사, 경제, 문화, 종교와 같은 사회구조를 반영하기 때문에 한국 여성의 한과 오키나와 여성의 한은 다르다. 오키나와 여성들의 한의 경험은 일본 정부에 의한 역사 왜곡과 은폐에 의해 숨겨지고 침묵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가슴 속 깊이 응어리져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한은 슬픔, 고통, 억압의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화해와 치유 그리고 연대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본 논문에서는 오키나와 여성들의 한 맺힌 고난의 경험을 여성신학적 관점에서 성찰함으로써 우선 오키나와 여성들의 고난의 경험을 드러내 기억함으로써 고난의 원인을 밝히고, 그 연장선상에서 고난의 극복과 치유의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한국 여성과 오키나와 여성들의 연대의 가능성도 모색 할 것이다. 연구 방법으로는 여성의 경험을 신학화하는 ‘이야기’를 사용할 것이다. 오키나와 여성들의 한 맺힌 고난의 경험은 논리적 분석이나 설명으로는 제대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삶의 경험을 다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 방식이 필요하다. 이 논문의 15명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전개 된다.
Ⅱ장 ‘오키나와 여성의 고난과 삶의 이야기’에서는 이제까지 은폐되고 왜곡되었던 오키나와 여성들의 삶을 시대별로 기억함으로써 오키나와 여성들의 고난의 역사를 밝히고, 고난의 원인은 무엇인가를 탐구하였다. 류큐왕국시대의 오키나와 여성은 현존하는 여성 신 ‘오나리가미(おなり神)’로, 마을의 리더이며 사제인 ‘노로(ノロ)’로 존경받았다. 그러나 오키나와를 침략하여 무력 합병한 사츠마번이 유입 한 일본식 가부장제와 토-토-메로 의하여 오키나와 여성들의 삶은 왜곡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오키나와가 일본의 완전한 식민지가 되고 오키나와 전투를 겪으면서 오키나와 여성들의 고난은 더욱 심화되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어 오키나와 여성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폭력과 성차별, 인종차별, 경제적 차별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
Ⅲ장 ‘여성신학적 입장에서 본 오키나와여성의 한’에서는 한국의 한(恨), 일본의 우라미(恨み), 오키나와의 우라미(恨み)의 특성을 조명하고, 특별히, 오키나와여성들의 한의 특성을 통해 고난의 독특성을 밝혔다. 한국의 한, 일본의 우라미, 오키나와의 우라미는 모두 오랜 세월동안 계속 된 억압과 억울함이 쌓이고 응어리져 생긴 아픔과 슬픔의 정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은 개인적인 고난과 갈등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 문화의 불의한 구조에서 형성되는 구조적,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다른 역사, 사회, 문화적 배경 하에서 형성된 한국의 한, 일본의 한(恨み), 오키나와 여성의 한(恨み)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이 다름이 바로 그 사회에 존재하는 고난의 특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장에서는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의 한을 분석함으로써 오키나와 여성들의 한의 특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Ⅳ장 ‘오키나와 여성의 한에 대한 여성신학적 성찰’에서는 오키나와 여성들의 고난의 경험과 고난 극복의 가능성을 여성신학적 관점에서 성찰하였다. 오키나와 여성의 고난을 십자가 사건, 레위인의 첩 이야기, 라마의 통곡을 통해서 여성신학적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침묵하는 것과 고난의 관계를 밝혔다. 그리고 고난 가운데 있는 여성들의 저항을 입다의 딸 이야기, 가나안 여인과 예수의 이야기, 그리고 오키나와 여성들의 돌봄의 경험을 재해석함으로서 저항을 통한 고난 극복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고통의 공감을 통한 여성들의 평화의 연대, 특히 오키나와 여성과 한국여성의 평화적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제Ⅴ장 결론에서는 논문을 요약하고, 계속 연구되어야 할 과제를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