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사람들 Dubliners』는 제임스 조이스의 최초의 소설로서 그의 청년기인 1904년과 1907년(22~25세)사이에 쓰여진 작품이다. 작품은 15개의 단편들이 마비라는 주제로 통합되는 동시에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내어지고 있다. 조이스가 출판사들과『더블린 사람들』의 출판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일 때 그는 이 작품을 쓴 예술가적 목적을 밝힌다. 그는 단편을 통해 정치, 사회, 경제, 종교를 총망라하는 정신적 및 도덕적 마비 또는 부패의 중심지로서 더블린의 이미지를 제시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더블린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마비된 현실을 직시하고 각성시키려는 의도에서 작품을 쓴 것이다. 즉, 제임스 조이스는 이 작품을 통해서 영국의 식민지 상태에 있던 당시 아일랜드 사람들의 무기력과 좌절을 표현하고 영국에 의존적인 아일랜드의 경제적 상황, 민족주의의 결여, 정치적 좌절과 기회주의의 만연, 타락한 종교, 질 낮은 문화적 분위기 등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결 같이 무기력하고 좌절과 실의에 빠져있는 이미지 즉 마비의 주제를 갖고 있다. 이러한 마비의 주제는 첫 단편인 “자매들 The sisters” 에서 노신부의 신체적 마비로 도입되어 마지막 단편인 〈죽은 사람들 The dead〉 에서 가브리엘 콘로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편에서 반복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제임스 조이스가 『더블린 사람들』을 통해 드러내려는 사회적 병폐의 모습이 각 작품의 주인공의 행동과 의식 속에서 어떠한 징후로 나타나는지 대해 살펴보고 이러한 모습을 통해 조이스가 나타내고자 하는 아일랜드 민족의 정신적 각성과 해방의 의도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론에서는 작품에 나타나는 전체적인 사회적 병폐의 양상과 징후를 각각의 단편들 속에서 마비라는 주제와 관련지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고, 등장인물들의 내면의 인식과 타인에 대한 인식의 결핍을 토대로 발생된 비인간적 사회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밝혀 보았으며, 이를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의도하고자 하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리고 작가가 의도하는 바, 아일랜드인 들의 민족적 해방과 정신적 각성의 희망을 마지막 단편 〈죽은 사람들〉을 통해 살펴보았다. 제임스 조이스는 〈죽은 사람들〉을 통해 주인공이 자기 인식의 단계에 이르게 하고, 전반기 작품에 만연한 마비상태의 주인공들에게 정신적 해방과 희망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제임스 조이스는 더블린 사람들을 통해 조국 아일랜드의 사회적 병폐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마비라는 동일한 주제아래 아일랜드의 도덕사의 한 장을 완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