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제도는 국민들에게 적절한 연금급여를 제공함으로써 노후에 일정정도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주기 위한 노후소득보장제도인 동시에 개인들이 처해있는 예산제약식(budget constraint) 및 생애소득흐름을 바꿈으로써 저축, 노동공급 등 개인의 경제행태(economic behavior)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 연구는 국민연금제도가 근로세대의 노동공급과 가계저축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국민연금제도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공적연금제도가 노동공급에 미치는 효과는 부과방식 연금제도가 성숙단계에 진입한 선진국의 경우 주로 퇴직이 임박한 고령근로자를 중심으로 분석되어 왔다. 이처럼 공적연금제도가 노인들의 퇴직행태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수행된 반면 근로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층의 노동공급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국내외 연구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노동패널 7개년도 데이터(1998~2004)를 사용하여 일반적인 노동공급함수의 설명변수에 생애보험료율과 미래에 받게 되는 연금급여의 현가액인 개인별 국민연금기대자산(PW)변수를 포함시킴으로써 국민연금제도가 근로세대의 노동공급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추정결과, 생애보험료율이 10%p 증가하면 근로세대 남성(prime-age men)의 근로시간이 3%정도 감소하지만 국민연금급여가 10% 증가하면 근로세대 남성의 근로시간은 2%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국민연금제도가 근로세대 남성(prime-age men)의 노동공급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급격한 인구고령화와 수급구조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장기적 연금재정 불안정을 피하기 위해 보험료는 올리고 급여수준을 낮추는 재정안정화 방안이 근로세대의 근로유인을 약화시킴으로써 당초 기대했던 재정효과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둘째로 본 연구에서는 노동공급에 미치는 효과와 함께 공적연금제도와 관련된 주요 연구대상인 가계저축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였다. 국민연금제도가 전체 가계저축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는 동시에 소득계층별로 국민연금제도가 가계저축을 구축하는 효과를 살펴보았다. 분석방법은 노동패널조사자료를 이용하여 생애 국민연금급여의 현가에서 생애 국민연금 보험료의 현가를 뺀 순연금액인 국민연금기대자산(PW)이 가계순자산에 미치는 효과를 고정효과모형(FEM)을 통해 추정하였다. 추정 결과 국민연금기대자산이 10% 증가할 경우 가계순자산은 약 2%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제시되어 국민연금제도가 민간저축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소득층일수록 국민연금기대자산이 증가할 경우 가계순자산을 더 크게 감소함으로써 이런 민간저축의 구축효과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일수록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런 추정결과는 1988년 제도도입 이후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이 하락하고 IMF 외환위기 이후 소득계층별로 가계저축률 격차가 확대되는데 국민연금제도가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