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적응유연한 청소년의 정서인식 명확성과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에 관해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인문계, 실업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 487명을 대상으로 위험요소의 수준과 적응수준에 따라 적응유연 청소년 73명, 유능 청소년 46명, 취약 청소년 40명으로 세 집단을 분류하고 이 중 적응유연한 청소년들의 정서인식 명확성과 인지적 정서조절전략은 나머지 두 집단과 어떠한 차이를 나타내는지 분석하였다. 그리고 청소년의 정서인식의 명확성과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 간의 상관을 살펴보았다.
적응유연한 청소년 집단을 구분하기 위해 청소년이 처한 역경은 가정환경 역경 척도로, 이에 따른 적응수준은 청소년 자기행동 평가 척도(K-YSR)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정서인식 명확성을 알아보기 위한 특질초기분 척도(TMMS),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 척도(CERQ)를 사용하였다.
집단별 정서인식 명확성과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의 차이는 일원변량분석을 통해 살펴보았고, 정서인식 명확성과 인지적 정서조절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가정환경 역경에 노출되었으나, 적응유연한 청소년들은 정서인식 명확성에 있어서 역경에 노출되지 않은 유능한 청소년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높은 평균점수를 보였다. 또한 역경에 취약한 청소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적응유연한 청소년은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특성을 지녔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적응유연한 청소년은 적응적 정서조절 전략의 사용에 있어서 세 집단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으나 부적응적 정서조절 전략의 사용에 있어서는 역경에 취약한 청소년과 비교해 보았을 때 유의미하게 낮게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능한 청소년과는 적응적, 부적응적 전략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셋째, 정서인식 명확성은 적응적 정서조절 전략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고 부적응적 정서조절 전략과는 유의미하게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를 집단별로 살펴보면, 적응유연한 청소년의 정서인식 명확성과 적응적 정서조절 전략은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고 유능한 청소년의 정서 인식 명확성과 적응적, 부적응적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은 모두 유의미한 상관을 보이지 않았으며, 역경에 취약한 청소년 또한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상관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이 중, 파국화만이 정서인식 명확성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를 종합하면, 적응유연한 청소년은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함으로써 혼란스러운 정서에 휘둘리지 않고 역경에도 불구하고 잘 적응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들이 사용하는 인지적 정서조절 전략을 살펴보면, 적응적 정서조절 전략을 사용하여 역경에 적응하여 가는 것이 아닌 역경에 취약한 청소년들보다 부적응적인 정서조절 전략을 유의미하게 적게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적응유연한 청소년들은 역경에 취약한 청소년들과 비교하여 자신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오는 정서, 행동상의 문제들을 발생시키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