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시대의 문화는 그 나름의 예술을 만들며, 시대가 흐름에 따라 그 시대적 미감은 변하기 마련이다. 한 시대의 전통문화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아름다움은 고유의 민족적 특성에 따라 지역적, 풍토적 영향에서 형성되며 그 시대의 총체적 보편성 즉,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전통이란 과거의 바탕위에 서서 미래로 발전해 나아가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의상디자인은 실용적인 기능뿐 아니라 개성적인 자아를 표출할 수 있는 표현적인 기능까지 수행하는 조형예술의 한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의상 디자인의 표현적 기능은 복식과 문화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내며,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현대미술의 흐름에 따른 시각적인 이미지를 나타냄과 동시에 국제사회 속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독창성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므로 의상디자인에서 요구되는 독창성과 국제성의 문제는 전통적 한국 복식미의 현대적 활용을 시도한 의상디자인에서도 해결되어야 할 필연적인 문제이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 규방문화 중에서 한국의 고유의 정서가 적용된 조선시대 여성 수식(首飾)의 장식적 요소들의 조형적 특성을 중심으로 조사하였고, 여성 수식(首飾)들 중에서 비녀, 뒤꽂이, 첩지, 떨잠의 장식적인 요소를 활용한 의상디자인의 연구를 통하여, 현대의 복식과 여성 수식품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복식표현을 모색하며 한국적인 특성을 활용한 의상디자인의 국제화에 본 연구의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내용과 방법으로는, 선행된 이론적 배경의 고찰을 위하여 국내 외 문헌과 학술지, 패션매거진, 신문, 인터넷 등의 자료를 조사 하였으며,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의상디자인에 적용하고자 하였다. 조선시대 규방문화의 정의와 개념을 파악하고, 장신구 문화의 정의와 여성 수식품의 종류와 조형적 특성들에 관하여 고찰하였으며, 여성수식 장신구를 응용한 현대패션 사례 및 경향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총 6점의 여성수식을 응용한 현대 의상디자인을 개발하고 제작하였다.
본 논문을 통해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시대(朝鮮時代)의 여인들은 규방(閨房)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각종 복식(服飾)과 생활용품(生活用品)들을 손수 만들어 사용하였는데 이는 오늘날 여성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지닌 규방문화(閨房文化)로 이해되며 그 아름다움이 재평가되고 있고,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수용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둘째, 장신구의 종류 중 머리를 정돈하는 기능성(機能性)과 아름답게 꾸며 주는 장식성(装飾性), 신분을 구별하는 상징성(象徵性)을 가진 수식(首飾)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시대 여성수식은 종류와 형태가 매우 다양하였고, 머리 모양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여성들의 머리 모양이 단순하였으므로 수식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이루어졌으리라 여겨지며, 수식 장신구들은 조선여인들의 미의식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화가 스며있어 한국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모티브가 되기에 충분하다.
셋째, 조선시대 여성수식(首飾; 머리장식품 또는 머리꾸미개)이 가진 3가지 특성을 지적하고 그 특성들을 통해서 현재 패션디자인 발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과거의 복원에 그치지 않고 현대에도 공존하며 미래에까지 발전의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의상을 연구하여 현대 패션디자인 개발에 응용하였다.
끝으로 현대사회는 세계화·정보화·다양화 되어감에 따라 자국의 고유한 문화와 예술이 중요시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공예(傳統工藝)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이것은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통예술(傳統藝術)의 가시적인 면을 모방(模倣)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그 내면에 있는 사상을 계승하여 현대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는데는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한국적인 면모를 엿 볼 수 있는 다양한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고유의 문화 속에서 한국적인 모티브를 재발견하는 적극적인 과정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