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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63.909485-23-1

- 서명: 인구 위기 : 스웨덴 출산율 대반전을 이끈 뮈르달 부부의 인구문제 해법

- 편/저자: 알바 뮈르달, 군나르 뮈르달

- 발행처: 문예출판사()

서평
 공동체의 지속을 위한 사회개혁으로서의 인구정책
서평자
 이상림,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모니터링평가센터장
발행사항
 666 ( 2024-0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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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인구문제의 위기
1장 맬서스주의와 신맬서스주의
2장 일반적인 인구론
3장 스웨덴 인구 발전의 현황 및 추세
4장 가까운 미래의 인구정책에 대한 입장
5장 스웨덴 민중의 생활수준
6장 사회정책과 경제 생산 및 분배의 문제
7장 사회정책과 국민의 질
8장 사회정책과 가족의 사회학적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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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분배정책, 사회정책, 생산정책의 전반적인 개혁이 실질적인 출생률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 129쪽 사례1. 우리는 “UN에 따르면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 그런데 정작 UN은 그런 정의를 만든 적이 없다. 사례2.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혼(동거) 커플의 출산율이 결혼한 부부보다 더 높다’라는 믿음이 존재한다. - 사실 이 ‘풍문’은 합계출산율 계산법을 잘못 이해한 한 연구자의 잘못된 결론에서 비롯되었다. 사례3. 10여 년 전 해외 저출산 정책 사례 세미나에서 한 토론자는 “한국 사회는 (젠더) 의식수준이 낮고, 정부의 복지지원도 너무 부족해 스웨덴 사례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사례4. 한 언론에서 “외국인력을 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저출산은 거짓말이며, 저출산 주장은 노동력과 병력 확보를 위해서”라는 주장이 실렸다. - 이 주장에는 인구문제는 단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사례5. 여야는 지난 1월 18일 육아휴직 지원과 주택지원 등 공약 사업들을 저출산 대책으로 발표하였다. 우리는 저출산 대응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스웨덴을 꼽는다. 그리고 스웨덴 양육 관련 지원사업의 구체적 내용들도 많이들 알려져 있다(수당지원 금액, 육아휴직 기간, 여성 경제활동 참가 지원 등등). 하지만 위 사례3처럼 그러한 지원체계의 구성과정과 사회적․철학적 기반에 대해서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스웨덴의 출산 대응은 노벨상 수상자인 뮈르달 부부(Gunnar & Alva Myrdal)에 의해서 설계되었다. 이들은 대공황기 스웨덴의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이것은 결국 스웨덴 공동체의 위기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앞서 사례3의 토론자에게 뮈르달의 이념과 스웨덴 체계가 가능하게 한 토대(노동시장, 산업구조, 역사적 과정 등)에 대해 질문을 했으나, 그에 대한 답변보다는 우리의 의식 수준만을 질타하였던 기억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인구 위기에 대한 많은 서적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인구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를 바탕으로 쓰인 국내서는 솔직히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대신 비전문가나 유사 전문가들이 인구 위기를 설파하며 정책사업들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사례1과 같은 해프닝이 종종 일어난다. 우리 사회에서 인구 위기 인식은 널리 퍼져있지만, 인구 이해에 기반한 인구 담론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 그러한 현실에서 인구 인식의 새로운 전환을 만든 뮈르달 부부의 원서가 번역 출간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막상 첫 장을 열면 맬서스․마르크스․신맬서스주의 등 우리에겐 생소한 인구 논쟁들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겠다. 당시 사민주의에서 인구문제는 금기시되었지만, 저자들은 ‘인구와 출산율’이 왜 중요한 실제적 문제인지, 그리고 출산을 지원하는 정책이 추구할 방향성은 무엇인지를 많은 인구․경제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설명한다. (책의 가장 뒷부분 해제나 본문의 3장부터 먼저 읽는 방법도 좋을 수 있다.) 만약 뮈르달 부부도 인구를 국가주의적 통치 도구 정도로 이해했다면 지금의 스웨덴 복지체계의 근간이 된 이 중요한 인구 철학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앞서 사례2와 사례4는 참 참담하다.) 뮈르달 부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의 전반적 지속성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빈곤과 격차를 이야기하고, 경제의 생산 및 분배 문제로까지 확대한 사회개혁을 저출산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제시한다. 그러면서 개인과 가족의 행복에 기반한 출산의 자유 선택과 이를 지원하는 체계를 제안한다. 뮈르달 부부의 혁신적 구상은 이후 경제학자인 렌(Gȅsta Rehn)과 마이드너(Rudolf Meidner)가 주창한 Rehn-Meidner 모델(1951)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종합적 정책들로 현실화한다. 사실 이 책은 우리나라 저출산 해결을 위한 매뉴얼이 아니라, 인구에 대한 이해와 관점을 확대하기 위한 사례서로 읽히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이 책의 구상과 제안은 우리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상력의 토대 확장에 기여할 것이다. 그래서 사례5와 같이 몇몇 지원사업들로 저출산 문제를 ‘퉁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와 미래세대의 지속을 위한 종합적 사회개혁의 문제로 이해하고 그 실현 방안을 꿈꾸게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