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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구기호: 302.30285-23-1

- 서명: 온라인 세계의 극단주의 : 광신, 인종차별, 분노

- 편/저자: 애덤 클라인

- 발행처: 한울아카데미()

서평
 온라인 혐오 대항을 위한 문지기 시민의 책임
서평자
 김수아,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발행사항
 665 ( 2024-0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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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서론
2장 서가에서 데스크톱으로
3장 정보화 시대의 혐오발언
4장 가상의 놀이공원
5장 웹사이트
6장 공공연한 혐오
7장 계획적 기만: 두 부분 분석
8장 디지털 영역 지키기
9장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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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이트키핑은 있을 수 있다. 대중에 의해 그리고 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미디어에서 문지기는 우리들이다. … 우리는 디지털 공공 영역의 민주주의와 안전을 보존하는 일에 최대한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만 한다.” - 223쪽 한국 사회는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도 온라인 공간을 통해 유통되는 혐오 차별 발화가 문제가 되고 있고, 인셀(incel) 커뮤니티나 극단적 인종차별주의 커뮤니티에서 특정한 세계관을 학습하고 이를 실제 세계에서의 폭력으로 발현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1년 EU는 “Incels: A First Scan of the Phenomenon (in the EU) and its Relevance and Challenges for P/CVE, October 2021”을 발간하면서 극단적 폭력주의에 대한 예방과 대응에 있어 혐오와 차별을 만들고 유통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함을 논의한 바 있다. 이 책은 온라인 공간에서의 혐오 사이트가 어떠한 전략을 활용하여 혐오를 확산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온라인 혐오 감시 노력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면서 온라인 혐오에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 온라인 세계에서 극단주의는 익명적이고 감시가 없는 인터넷을 통해 재배치될 기회를 얻게 되었고, 뉴스나 위키 서비스,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 대중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곳에 자연스럽게 침투하여 일종의 ‘세탁’을 거쳐 주류화된다. 저자는 인터넷의 익명성이 갖는 위험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광범위한 보장이 초래하는 극단적 혐오의 활성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규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지적을 한다. 이와 같은 입장은 혐오 표현 관련 연구자들의 주요한 결론이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입장은 규제 무용론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규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가 상세하게 분석하는 혐오 사이트들의 트래픽 현황, 혐오 사이트들이 취하는 주류 커뮤니티화 전략들을 보면 이러한 혐오 중심 온라인 공간을 효율적으로 규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이 사이트들의 영향력을 줄일 것인가이다. 이 책이 가장 공을 들여 분석한 부분은 혐오 사이트들이 다수의 회원을 확보하기 위해 혐오 차별 발화가 아닌 것처럼 주요 내용을 위장하는 것은 물론, 청년 세대에게 호소할 만한 음악이나 영상을 활용하는 등 청년 세대 스타일을 차용하고 정체성에 호소하여 소속감을 구성하는 등의 적극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주요 관심사는 극단적 인종차별주의 사이트인데, 이러한 사이트들이 백인이 오히려 핍박받고 있다는 서사 구조와 백인의 우월성 주장을 ‘주류 사회가 모르고 있는 사실’이라며 제시하고 있고 이는 일반적 대화 공간으로 보이는 사이트 구조 속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폭로한다. 한국도 유머나 일상 정보를 표방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이트들이 혐오 정서를 구축하고 유포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제시된 바 있다. 온라인 혐오의 문제에 대한 대안을 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더 많은 대항 발화, 교육의 중요성은 물론, 혐오 사이트의 전략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경계심을 고취할 것, 혐오에 관한 연구의 축적과 미디어 교육과의 연계 등은 저자가 제시하는 혐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시민’의 책임을 적시한다. 온라인 공간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이자 혐오에 대항하는 문지기는 시민들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혐오와 관련된 여러 연구와 논의들이 이처럼 교육과 이를 통한 시민의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실제 더 많은 표현이 혐오 표현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대항 발화를 할 수 있는 시민성의 형성이 교육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미디어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저자의 논의를 참고한다면 미디어 교육은 무엇보다 반차별 교육과 연결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반차별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혐오 차별 발화를 접했을 때 그저 그것을 ‘구겨서 버릴 수 있다’. 이 책이 분석한 혐오 사이트의 유형과 그 전략이 다를 수 있지만, 혐오에 대응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대항이 가능한 더 많은 시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