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60년대 산림청 임목육종연구소에서 개발하여 세계적으로 우수한 잡종으로 인정받고 있는 리기테다소나무의 조림적지를 판단하고 장래 보급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하였다. 본 보고서는 2년(2009.3-2010.12) 간의 연구 결과에 의한 최종 보고서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조림한 후 연구 기록이 남아 있는 전국의 80개소(제주도 제외)의 리기테다소나무 조림지를 대상으로 하여 임황, 지황, 활착률, 생장량을 조사하여 조림적지를 판단하고, 조림지 식생의 생태학적 특성, 조림 및 숲 가꾸기 사업 분석, 푸사리움가지마름병 내병성, 내한성과 북한 조림 가능성, 장기적인 종자 보급 체계, 기후 변화에 대한 생장 반응과 적응성을 조사하여 향후 리기테다소나무의 확대 조림 방안과 정책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활착율과 생장량 조사에서 리기테다소나무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금까지 매우 우수한 생장을 하고 있다. 생장이 우수한 경기도 안양시에서는 50년생의 경우 평균수고 27m, 흉고직경 49m를 보이고 있다. 전국에서 우량 임지의 경우 직경생장량은 1년에 거의 1cm에 가까운 높은 생장을 보여 주었으며, 최근에도 지속적인 높은 생장을 하고 있다. 리기테다소나무의 재적생장은 지위 "중"에서 40년생을 기준으로 리기다소나무보다 66% 더 증가하였다.
전남에서 자라고 있는 테다소나무도 함께 조사했는데, 통직성이 뛰어나고 지위 "상"에서 40년생을 기준으로 리기다소나무보다 5배, 그리고 리기테다소나무보다 3배의 재적생장을 보이고 있어 전남과 전북지역에는 테다소나무를 권장한다.
리기테다소나무 임분은 입지환경이나 경영목적을 고려하여 적절한 숲가꾸기 및 갱신작업이 필요하다. 리기테다소나무의 형질을 7가지로 구분하여 조사하였는데, 대부분의 형질은 3등급 이상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통직성은 1-2등급으로 평가 되었는데, 리기다소나무와 비교할 경우 수간의 통직성이 매우 우수하여 고급용재를 생산할 수 있는 수종으로 판단된다. 단지 줄기의 아랫부분에 생지나 고지가 그대로 달려있는 경우가 자주 관찰되어 무절재 생산을 목적으로 할 경우 어릴 때 가지치기가 필수적이며, 뉴질랜드에서 적용하는 라디아타소나무의 가지치기 기술을 응용할 필요가 있다.
리기테다소나무의 적지판단은 생장이 우수한 곳과 불량한 곳의 기후, 지형, 토양조건을 상호 비교하여 실시했으며, 환경인자와 리기테다소나무 성숙목 생장과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하여 다중회귀곡선식을 유도하였다. 적지는 연평균 기온 11.3℃ 이상, 동계기간 30년 만에 한 번 올 수 있는 극한최저온도 -19.8℃ 이상, 연간생육가능일수(연간 일평균기온이 6℃ 이상인 일수의 합계) 239일 이상 지역이었다. 겨울철 주풍인 북서풍의 찬바람을 막아주는 남동 혹은 북동향의 완만한 구릉지와 산록이 적합하나 급경사지에서도 자랄 수 있다. 토양은 진흙보다는 모래와 미사의 함량이 높을수록 생장이 우수하며, 토양 산도는 pH 5.1 이상이어야 한다. 위의 조건을 종합하면 경사도에 관계없이 따듯하고 배수가 잘 되는 지역이 리기테다소나무의 적지라고 할 수 있으면, 매우 척박하거나 겨울철 대기의 상대습도가 낮은 곳을 제외한 지역이다.
본 조사대상인 리기테다소나무 임분은 모두 인공조림에 의한 동령림인데, 출현하는 식생을 교목, 관목, 초본, 만경류로 구분하여 출현 식물종의 식피율을 조사 하였다. 이들의 분포밀도는 조사구나 임분 등급 별로 대단히 불규칙하고, 종다양성도 임분 간에 상이하였으나, 임분의 생태학적 구조는 전체적으로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상층임관은 리기테다소나무의 단일 수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중층임관에는 참나무류, 벚나무, 밤나무 등의 침입이 관찰되고 있다. 그 동안 지속적이고 인위적인 간섭에도 불구하고 종다양도 지수(1 이하)는 다양한 하층식생의 침입으로 인하여 생태적인 안정성과 건전성이 증가하였으나, 천연림의 종다양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임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리기테다소나무림을 생태적으로 건전한 임분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소나무와 참나무류 등의 교목성 수종을 함께 심거나 침입한 치수를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리기테다소나무의 푸사리움 가지마름병은 현재 전국에서 매우 경미하게 관찰되고 있어 수 년 전 전국적으로 심한 피해(특히 제주도)에서 거의 회복단계에 있다. 리기테다소나무의 이병목율(총 조사개체 중에서 감염된 개체의 비율)은 전국 평균으로 29.9%였으나, 수관피해율(전체 수관 중에서 고사한 가지의 비율)은 2.8%로서 매우 낮았으며, 인근의 리기다소나무보다 더 적게 피해를 보고 있으며, 생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제주도 지역은 강우량이 많고 다습하며, 태풍이 올 때 상처부위를 통해서 포자가 쉽게 침투하여 수 년 전 큰 피해를 주었으나 이제는 안정세로 돌아서서 현재 육지와 비슷한 수관피해율을 보이고 있다.
리기테다소나무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큰 내한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강원도 춘천에 심겨진 리기테다소나무가 40년 동안 매우 성공적으로 자라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 북서풍을 직접 받는 곳이 아니라면 남한의 대부분 지역에서 식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에 리기테다소나무 조림의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황해도의 최근의 기상자료를 확보하여 했으나 실패했다. 대신 추정식에 의해 산출했는데, 동계 최저기온이 낮은 내륙지방에서는 월동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도와 황해도의 바닷가를 끼고 있는 지역은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인 종자보급체계는 유전적 개량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하여 우수한 F1(1대 잡종) 선발개체의 무성번식에 의한 대량증식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 이미 리기테다 F2(2대 잡종)를 대량으로 무성증식 시킬 수 있는 체세포 배배양 기술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우선 F1의 체세포 배배양 기술의 완성에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이 기술이 완성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충주에 있는 기존 리기다소나무 채종원에서 테다소나무 화분을 이용한 인공교배를 통해 F1 종자를 생산한다. 잡종종자 생산비는 1립 당 약 100원(부록 2 참조)에 해당하여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결론적으로 전국에서 현재 자라고 있는 리기테다소나무는 리기다소나무와 비교하면 월등하게 곧게 그리고 빨리 자라고 있으며, 내한성이 충분히 있고 푸사리움 가지마름병에도 저항성이 있어 전국 대부분 지역에 유망 조림수종으로 추천할 수 있다. 반면 매우 따듯한 남쪽지방(전남과 전북)에는 더 우수한 테다소나무를 권장한다. 따라서 43만 ha에 달하는 기존의 리기다소나무 조림지를 경제 수종으로 대체하고자 할 경우 리기테다소나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에도 대비할 수 있는 수종이라고 결론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