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대학장구』「성의」장의 자기(自欺)와 자겸(自慊)에 초점을 맞추어 자기설이 주자의 수정을 거치며 변화함에 따라 지겸 또한 그 함의에 모종의 분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살펴본다. 본래 자기란 외면과 내면의 다름, 즉 양선음악(陽善陰惡)적인 생각이 일어남과 부정한 행위를 실제로 하고 있음을 본인 스스로 자각하고 있음을 뜻한다. 그런데 주자는 「성의」장을 수정하면서 의식적인 자기의 함의 외에 어쩔 수 없이 내면에서 생겨난 생각 자체가 음악인 일종의 무의식적인 자기의 함의를 추가한다. 하지만 주자는 제자들과의 토론을 거치며 무의식적인 자기설을 보류하고 의식적인 자기설로 돌아서며, 이는 『대학장구』「성의」장까지 이어진다. 자겸은 본래 외부의 양선적인 태도와 내면의 음악적인 생각의 불일치를 극복하고자[毋自欺] 선악에 대하여 선을 색 좋아하듯 하고 악을 악취 싫어하듯[如好好色如惡惡臭]하는 공부 ‘후에’ 얻을 수 있는 자기쾌족감을 의미했다. 그러나 주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선을 색 좋아하듯 하고 악을 악취 싫어하듯 하는 그 ‘순간’ 자체를 자겸으로 정의하면서 자겸을 일종의 도덕적 본능으로 설명한다. 이상 자겸이 가지는 두 가지 함의는 주차체계철학 내에서 자겸이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로서의 감각 현상 뿐만 아니라 자기의 완전한 소멸[無自欺]이라는 경지[境界]에서의 리와의 합일을 가리키는 형이상적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