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조선 후기 인물인 기상옹(冀常翁) 민광민(閔光旻, 1627-1701)의 효제 실천의 행적과 그 윤리사상의 지반에 관한 문제를 특히 그의 부모가 보여준 가정교육의 내용적 측면에서 모색해 보고자 한 것이다. 민광민은 여흥민씨 삼세칠효의 한 사람으로, 전문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이론가라기보다는 평생 유학의 중심 가치인 효제윤리를 몸소 실행한 실천가적인 삶을 영위한 인물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민광민의 저술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그가 남겨놓은 몇 안 되는 저술들은 한결같이 효제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신령스러운 까마귀에 대한 기록(靈烏記)」에서 서로 동일한 기운끼리는 감응하게 되어 있다고 보고, 효성스러운 집안의 사당에 까마귀가 날아 들어와 한동안 묵고 간 것은 천인감응론의 사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역설한다. 또한 민광민은 자신의 「부모의 행적에 관한 기록(事行錄)」에서 언시(言尸) 민평(閔枰, 1582-1646)과 진주 소씨로부터 교육받은 행위의 실천이 전제된 효제의 모범들을 다양하게 기술하여, 효제윤리 실천을 위한 가학(家學)의 연원이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었음을 밝힌다. 이상과 같이 민광민을 통해 살펴본 효제윤리의 사상은 반인륜적 범죄가 끊이지 않는 작금의 현실에서 인륜적 가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반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