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포스트휴머니즘에 입각하여 공주정명학교라는 한 장소의 행위자성을 중심으로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가 함께 이루어온 한 지적장애 특수학교의 삶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포스트휴머니즘에 따르면 인간과 물질은 동등한 행위성을 갖고 있으며, 인간과 비인간 물질의 행위성은 그들이 어떻게 결합되는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 이 연구에서는 인간과 물질이 함께 만들어 낸 정명학교의 이야기를 하나의 삶으로 간주하고, 이 삶이 가지는 의미를 생애사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전체적인 사회맥락 속에서 연대기적, 장소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이야기속에 드러난 지적장애 학생과 특수교사의 삶을 돌아봄으로써 지적장애 특수학교에서 생성된 교육의 의미를 탐구하였다.
공주정명학교는 일반적인 교육에서 배제된 이들을 위한 헤테로토피아로서의 삶을 시작하였다. 이후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물질들과의 연합을 거치면서 시작, 성장, 통합, 진로직업 그리고 축소의 아상블라주를 형성하였다. 공주정명학교는 국가 특수교육 아상블라주와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자신만의 특수교육 아상블라주를 형성하였다. 공주정명학교의 삶은 헤테로토피아로서 시작하였으나 그의 삶은 유토피아를 꿈꾼 삶이었다. 공주정명학교는 많은 학생과 교사가 살아간 삶의 터전, 특수교사가 되어가는 의례의 장소, 교육실천과 배움이 있었던 장소였다. 이 연구의 의의는 특수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생애를 통해 교육적 의미를 찾은 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