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이래 한일전은 ‘필승’의 대상이었고, 일본팀은 ‘숙적’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스포츠 시합에서 ‘극일’이란 표현이 사용된 것은 훨씬 이후의 일이다. 본 연구에서는 ‘스포츠 극일’ 언설의 출현 배경과 시대적 추이, ‘극일’ 언설에 비해 ‘스포츠 극일’ 언설의 확산이 지체된 점과 그 이유, 또 ‘스포츠 극일 언설’의 세 유형 에 대해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1990년대 이후에 ‘스포츠 극일’ 언설이 확산되었으 나, 개개 한일전의 승패와 ‘극일’ 여부를 등치하는 단순화된 개념이 지배적인 사례가 되었음을 보았다. 이는 ‘극일’의 문제의식이 축자적 의미로 축소 변질되었음을 뜻한다. 또 이를 통해 본래의 ‘극일’ 언설의 의미도 통속화, 진부화시키는 ‘이중의 변용’ 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