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토마스 만 Thomas Mann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신화의 이중성을 통해 문학과 현실 정치의 연결고리를 제시함으로써 그의 작품 세계에서 신화라는 화두의 중요성을 새롭게 환기하고자 한다. 나아가 현대의 위기에 대한 토마스 만의 문학적 사유와 현실 정치의 접점이 오늘날의 현실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찰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신화의 이중성이란 신화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의미하는데, 토마스 만은 신화를 독도 되고 약도 되는 파르마콘처럼 이해했다. 토마스 만의 작품 중에서 현실 정치와 관련하여 마리오와 마술사 Mario und der Zauberer(1930)와 요셉과 그의 형제들 Joseph und seine Brüder(1934-1943)은 신화가 갖는 이중성을 잘 형상화하고 있다. 마리오와 마술사는 당시 이탈리아에 만연한 파시즘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데, 마술사 치폴라를 통해 파시즘이 대중의 심리를 어떻게 장악했으며 군중 심리가 어떻게 파시즘을 강화했는지를 폭로함으로써 파시즘에 대한 비판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반면에 요셉과 그의 형제들을 통해 토마스 만은 서구 유럽 전체주의 경향으로 경도되고 있고 그 속에서 인간성의 위기 자체가 심판대에 오른 상황에서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는 근원적인 통찰을 신화라는 소재 속에서 길러내고 있다. 본고는 두 작품에서 나타나는 신화의 이중성을 비교·분석함으로써 대립과 혐오가 증폭하는 현대의 정치적 위기에 대한 토마스 만의 통찰과 혜안이 갖는 현재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