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토기에 대한 지구화학적 분석을 통해 국가와 민간에서의 통일신라토기의 생산과 유통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시도되었다. 당시 산성은 군사 또는 행정 거점으로서 국가에 의해 운영되었을 것으로 여겨지고, 취락은 말단 소비단위로서 일상생활의 공간임을 고려한다면 각각은 국가부문과 민간부문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구분하여 지구화학적 산지 분석을 실시한다면 국가부문과 민간부문의 토기생산과 유통양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전제 하에서 본 연구는 INAA 및 pXRF 분석을 병행하여 통일신라토기 생산과 유통을 복원하고자 하였다. 정밀한 방법인 INAA는 한강유역의 사당동, 아차산성, 호암산성 출토 토기의 산지를 변별하기 위해 시도되었고, 한편으로 해상도가 낮다고 평가받는 pXRF의 변별력을 검증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였다. 이후 경기 남부에 밀집한 취락유적 출토 토기를 대상으로 pXRF 분석을 실시하여 취락유적 간 산지의 공유 여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관영토기공방으로 추정되는 사당동토기와 호암산성 및 아차산성의 토기는 산지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기 남부에 밀집한 취락유적간에는 산지를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서울·경기지역에는 산성을 중심으로 한 광역적 유통망과 일반취락유적의 소규모 생산유통방식이 공존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