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지역의 세형동검문화는 정가와자유형 등의 요령지역 물질문화 요소들이 토착문화 속에 단계별로 복합되고 지역별로 변용되어 형성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중원계통 동검문화의 자극으로 더욱 다양해졌다고 할 수있다. 이는 청동 장인 등의 이주, 문화접변 등을 포함하는 지역 간의 연속적인 상호작용을 거친 문화변동의결과이다.
세형동검문화의 형성 과정은 대략 기원전 4세기대 중엽경을 전후하여 단계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정가와자유형의 북한지역 확산 및 남한지역 재지화로 이어지는 시기이다. 점토대토기문화와 관련되는 주거·무덤및 토기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한다. 2단계는 세형동검문화의 청동유물들이 남한 서부지역에서 등장하여 점차복합되는 시기이다. 이때부터 초기 세형동검에서 전형 세형동검(괴정동식)으로 전환되며, 구획문계 다뉴동경, 이형동기 등도 조합되기 시작한다.
한편 초기 세형동검 단계부터 입주부십자형 석제검파두식이나 선형동부 등의 토착계통 문화 요소들이조합되며, 이후 전형 세형동검 단계에는 ‘구분연마’ 기법, 동사 등의 중원계통 문화 요소들이 일부 추가된다. 그러므로 남한지역의 세형동검문화는 토착문화와 외래문화의 기술적·문화적 복합 과정을 거치면서 정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외래 청동장인 및 수장층의 전략 등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고 생각된다.
세형동검문화의 형성 과정은 고조선계 이주민의 호서지역 토착민에 대한 일방적인 구축 관계라기보다환황해권을 둘러싸는 상호작용의 네트워크를 통해 토착사회에서 정치체가 등장하는 능동적인 사회 변혁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세형동검문화의 발전 과정에서 기술·이념 등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역사·문화 공동체가 증폭됨에 따라 마한사회의 물적 기반이 갖추어졌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