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주권 국가가 구축되는 가운데 행정 당국이 가진 주권 인식은 끊임없이 재구성되며 상황에 따라 나라의 대외 관계에 투영되거나 영향을 준다. 이 연구는 냉전 질서와 국제 해양 질서가 전환하는 가운데 박정희 정부의 해양권리 인식과 동중국해 해양권리 분쟁을 둘러싼 한·중·일 삼각관계를 다루었다. 이는 한·일 대륙붕 갈등의 대두, 변모, 그리고 ‘한일대륙붕협정’ 체결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해양권리 문제가 가진 국제적·지역적 특성은 박정희 정부의 외교에 비 이데올로기적인 면을 드러냈다. 해양권리를 다루기 위한 박정희 정부의 교섭 전략은 데탕트 정세와 결부되어 냉전 이후 한·중·일 관계를 가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