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중앙과 지방에서 여러 무관 관직을 역임했던 노상추(1746~1829)는 정조 11년(1787) 6월부터 정조 14년(1790) 1월까지 3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함경도 갑산부 소속의 변방 진보인 진동보의 지휘관인 진동만호 직임을 역임했다. 노상추는 자신이 수행한 임무를 자신의 일기인 노상추일기에 상세히 기록하였다.
이에 본 논문은 노상추일기에 기재된 노상추의 기록을 중심으로 18세기 후반 진동만호의 임무와 활동상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먼저, 조선후기 함경도 지역의 변화속에서 진동만호의 임무와 역할에서 나타난 변화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18세기 후반에 이르러 진동만호의 임무에서 행정업무의 비중이 증가하고 군사와 관련해서는 주변 도로망에 대한 방어와 치안 임무 등이 중요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노상추일기에 기재된 내용을 중심으로 진동만호가 수행한 행정업무를 인사관리 및 조직운영, 권농업무, 환곡업무, 각종 진상품 마련과 상납등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결과적으로 노상추가 늘어나는 행정업무에 대응해 비교적 효과적으로 인사조직을 운영한 것에 바탕하여 환곡 운영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소속 주민들의 진상부담을 견감하는 등 민정의 개선을 크게 불러왔음을 알 수 있었다.
군사임무와 관련해 노상추는 전술한 체계적인 인사운영의 바탕 위에서 휘하 군병 및 무기에 대한 관리를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또한 그는 관아와 성곽 등 관방시설을 대대적으로 수축하는데도 큰 성과를 거두었다. 당시 중앙조정에서 삼수와 갑산 일대의 진보를 통폐합하려는 시도에 대응해 갑산 지역 주요 도로망 방어에서 진동보가 가지는 중요성과 역할을 정리하여 보고하는 등 일대의 방어체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방안을 전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