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국내에 출판되어 있는 난민 소재의 아동청소년문학을 국내 작가의 창작물과 외국 문학의 번역서로 나눠 비교해봄으로써, 그것들이 어떤 대상을, 어떤 시선으로 재현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어떠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번역서는 대부분 난민 아동/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여 평범했던 그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는 극단의 상황으로 내몰리며 난민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독자에게 윤리적 교훈이나 이상적 행동만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비극적 실상을 직접 마주하게 하는 방식은 아동/청소년 독자에게 직접 낯설고 불편한 이방인들의 입장이 되어 그들에게 공감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그들에 대해 판단하고 바람직한 입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국내에서 창작된 소설들은 난민이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난민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직접적인 교훈을 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번역서가 증언과 기록으로서의 특성이 두드러진다면 국내서는 아동/청소년 독자에게 교훈적 메시지를 전하는 목적이 강한 것이다. 난민은 더 이상 외면하거나 무관심할 수 없는, 그렇게 해서도 안 되는 주제인 만큼, 미리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충분히 숙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무지와 무관심의 대상에 대해 다수의 사람들을 사회적 공론화의 장으로 이끄는 데 있어 가장 설득력 있는 매개 중 하나가 바로 문학이다. 이 연구 통해 현재 출판되어 있는 난민 소재의 국내외 아동청소년문학 작품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러한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