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처열반으로 특징지어지는 원효의 열반관은 그의 반야관 및 번뇌론과 연관된다. 무주처열반의 특징으로 원효는 법신 반야 해탈의 3사와 상 락 아 정의 4덕을 들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구명을 통해 열반과 반야의 관계, 열반과 번뇌의 관계, 그리고 반야와 번뇌의 관계를 해명할 수 있다.
원효는 『대혜도경종요』에서 실상반야를 유식의 이론으로 설명하며, 여래장이야말로 실상반야라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또한 객관으로서의 실상반야와 주관으로서의 관조반야를 함께 밝혀 주관과 객관이 합일된 상태의 이종합명반야를 말함으로써 여래장사상에 기반하면서도 유식의 이론에 부합하는 반야관을 확립한다.
그의 반야론과 열반관을 연관지어 볼 때, 열반의 3사로서 법신이 스스로를 비춘다는 의미의 반야는 『이장의』에서 말하는 번뇌애와 지애로부터 해탈한 무애의 무주처열반을 가능케 한다. 또한 무주처열반은 일법계로서의 무장무애법계를 포섭하기에 화엄의 세계와 연결된다. 개인으로서의 열반 뿐 아니라 사회 및 세계 속에 사는 존재로서의 자각에 따라 정토를 희구하는 보살의 회향에 의해 무주처열반과 불이정토로서의 화엄정토가 이루어진다.
원효는 무애행을 통해 보살로서의 실천을 지향했을 뿐 아니라, 여래장 사상을 기반으로 한 반야와 열반의 이론적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유식이론을 바탕으로 반야에 대해 인식론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삼론학의 논리로써 이제설(二諦說)을 확장, 수렴한다. 그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서 반야와 열반의 필연적 상관성이 확보되고, 그것은 번뇌와의 관계 속에서도 해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