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가행파 전통에서 규기(窺基, 632-682)는 『인명입정리론소』(因明入正理論疏)와 『대승법원의림장』(大乘法苑義林章)에서 전5식과 함께하는 인식으로서 오구의식(五俱意識)을 언급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오구의식을 의지각(意知覺, mānasa-pratyakṣa)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의지각이란 개념은 디그나가(Dignāga, ca.480-540)에 의해 불교인식론의 체계에서 정립된다. 디그나가에 따르면 현량(現量, pratyakṣa)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현현하는 인식이며, 의지각은 이러한 현량의 일종으로, 외계대상에 대한 인식과 탐(貪) 등에 대한 자기인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의지각이 감관지와는 달리 분별작용을 동반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무분별지인 현량으로서 성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의지각의 이 두 가지 상반된 인식의 범주, 즉 무분별지로서 성립해야 하는 부분과 분별지로서 작용해야 하는 부분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관해 많은 학자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만학자 컹칭(Keng Ching)은 디그나가의 의지각과 관련된 문제를 규기의 오구의식 개념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컹칭에 따르면 규기의 오구의식, 즉 전5식과 함께하는 의식은 디그나가의 의지각과 동일한 개념으로, 그는 오구의식의 파악대상인 ‘형태’를 통해 의지각이 현량으로서 성립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컹칭의 해석에 따르면 디그나가의 의지각과 규기의 오구의식을 완전히 동일하다고 취급할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하게 되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그의 주장이 성립할 수 없는 이유를 지적하고 이에 따라 해석상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