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현신성불 설화 속에 등장하는 관음보살의 역할과 성격을 통해 신라 관음신앙의 특징을 고찰한 것이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관음신앙 기사를 검토해 본 결과, 현신성불 속 관음보살에 대한 연구자들의 견해 차이가 가장 컸다. 뿐만 아니라 현신성불의 개념 및 관련 설화에 대해서도 이견들이 존재하였다. 현신성불은 현재의 몸으로 성불한 것을 말하며 정토왕생, 현실왕생과는 다르다. 비록 정토왕생을 염원하고 성취했다고 하더라도 왕생보다 성불이 먼저 이루어진 경우 ‘현신성불’로 봐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해 볼 때 삼국유사 속 현신성불에 해당하는 사례로 5가지 설화가 있으며, 이중 관음보살이 등장하는 경우는 3가지이다.
광덕의 처, 부득과 박박 앞에 나타난 낭자, 전생에 욱면이 참여한 만일염불회를 주관한 승려가 관음보살의 화신이었다. 이 관음보살은 엄장, 부득의 수행을 도와 성불하게 이끌었다. 욱면의 경우 전생에는 성불하지 못했으나 현생에서 만일염불회에 참여하여 성불하였다. 전생의 관음보살은 욱면에게 수행의 부족함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현신성불 속 관음보살은 현재 수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현재적 성격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한편 현신성불의 주인공이 일반 백성인 점도 특징이다. 이들은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며, 왕생을 염원하는 경우도 많았다. 왕생을 위해 수행을 해야 했고, 수행 방법을 알려줄 존재가 필요했는데, 그가 바로 관음보살이었다. 수행을 도와준 존재가 관음보살이라는 점이 그들을 성불로 이끈 것이 아닐까.
이처럼 현신성불은 현신왕생이 아니며, 왕생에 앞서 성불을 이루었고, 성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현실에서 관음보살의 도움 때문이었다. 현신성불 속 관음보살을 통해 신라 관음신앙이 현세적, 현재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