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국어 교과서 이론에서 제기된 쟁점을 정리하고 국어 교과서 개발에 필요한 몇 가지 단서를 제안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교과서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 2015 개정 국가 교육과정 당시 편찬된 교과서의 보편적인 관례, 그리고 교과서 제작에 수차례 참여했던 연구자의 경험 등에서 몇 가지 쟁점을 추출하여 제시하였으며, 이러한 쟁점을 바탕으로 교과서 이론을 세 가지 구도로 정리하였다.
첫째, ‘텍스트 실제성 대 텍스트 가공성’의 구도인데, 이는 국어 교과서가 윤리적․사회적 기준에 따라 학교 교육에 적합한 자료인지 여부를 다루는 적합성 원칙에 근거하여 설정된 것이다. 텍스트가 윤리적, 사회적 기준을 다소 벗어나더라도 사회적, 역사적 맥락을 함께 고려하면서 이를 이해하는 활동으로 이 일탈을 극복할 수 있다면 실제성을 살려서 수록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두 번째는 ‘학습자 추수론 대 학습자 주도론’의 구도이다. 이는 적절성의 원칙과 관련된 것으로 국어 교과서가 학습자의 발달 수준과 취향, 요구, 사전 경험 등과 같은 언어적․심리적 기준에 비추어 적합한가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 텍스트의 어휘, 표현, 내용 등을 고려한 이 구도에서 텍스트는 학습자의 현재 수준에 종속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는 학습자에게 도전적인 과제로서의 성격도 가져야 함을 제안하였다.
세 번째는 ‘목표 지향성 대 목표 초월성’의 구도로서, 국어 교과서가 제도적․교육공학적 기준에서 수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효율성 원칙과 관련된다. 이 구도에서는 단순한 내용 확인 활동은 교사 수준의 교수․학습 맥락으로 이월하는 대신 교과서에서는 목표 지향적 활동을 강화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목표 활동은 그 자체로 목적지가 아니므로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추가적인 학습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