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기후위기 비상상황은 인간과 비인간의 구분을 넘어 지구상의 모든 존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기후 논의에서 비인간은 누락되거나, 혹은 비인간에게도 공정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선언적 수준에서 언급돼왔다. 이 논문은 기후정의와 체제전환 논의가 인간중심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 인간과 비인간을 망라하는 다종적 관계를 중심으로 기후 논의를 새롭게 살펴본다. 기후정의와 다종적 정의를 기후 위기 맥락 속에서 결합한 다종적 기후정의는 기후 위기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이 공유하는 취약성, 신체적 경험과 공감, 관심 기울이기와 응답-능력을 통해 형성, 작동하는 관계적 성취물로, 다종적 상호의존성과 돌봄의 감각과 지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다종적 기후정의 관점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최근의 해상풍력발전 확대는 인간과 비인간의 연결망을 단절하고 비인간을 비가시화한다는 점에서 다종적 기후불의를 야기한다. 한편, 해상풍력발전 논의에서 누락된 비인간 존재를 드러내는 일련의 시도는 해상풍력발전의 연결망을 비인간으로 확장함으로써 다종적으로 정의로운 전환을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 글은 인간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기후정의 논의를 비인간 존재를 포함하는 다종적 관계로 확장하고, 취약성과 신체, 관계에 기반한 관계적 정의를 제시함으로써 기후 위기와 체제 전환 논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