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청대에 ≪천가시≫를 대체할 교재로 손수가 편찬한 ≪당시삼백수≫에 선록된 310수 가운데 52수의 연작시를 검토한 것이다. 연작시 선시의 기준, 특징과 문제점을 두루 검토한 후에 그에 대한 해결방안도 제시하였다. 이 연작시들은 청대 종당파를 대표하는 심덕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진 다른 ≪당시삼백수≫ 선록 시와 경향을 달리한다. 손수가 독자적으로 여러 선집을 두루 참고하면서 규원, 변새, 송별, 애정 등의 주제와 관련된 연작시에 강한 애착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주제 상의 특징은 아동용 교재를 표방한 편찬 취지와 다소 배치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연작시 125수에서 52수를 선별한 결과를 보면 슬픔, 원망, 풍자의 정서가 지나치게 강한 작품을 배제한 것이 드러난다. 이는 ‘인성 교육’과 ‘시학 교육’을 두루 고려하고자 한 의도로 판단된다. ≪당시삼백수≫의 연작시 선록 결과는 몇 가지 문제점도 드러냈다. ‘궁궐’이나 ‘양귀비’와 같은 특정 소재에 집착한 일면이 관찰되고, 전체 내용의 일부만을 선록한 일부 연작시의 경우 시인의 본래 의도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점들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정전화된 ≪당시삼백수≫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