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기술직 중인 신분, 특히 주학과 관련해서 『산학선생안』(국립중앙도서관)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다. 서문, 발문, 간기 같은 것이 없어 언제, 무슨 목적으로 선생안을 작성했는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홍치년간(1488∼1505)부터 수록하기 시작했으며, 그 하한선은 19세기 전반[1814] 정도로 비정할 수 있다.
『산학선생안』에는 전체 899명이 수록되어 있다. 1)본인에 관한 사항과 2)가계에 관한 사항을 적었다. 본인의 성명과 자(字), 본관, 생년 등 인적사항, 그리고 관직과 품계 등 경력사항을 적고 있다. 기재된 순서는 일정한 지점까지는 『주학입격안』과 일치한다. 연대순으로, 입격 및 입사 순서로 기재한 것이다. 하지만 290번(이구민)부터 『주학입격안』과 달라지고 있다. ‘입격’과 ‘입사’ 사이의 시차 때문이다. 같은 해 입격하더라도 성적에 따라 입사 년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입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의 관력을 검토해보면, 그들은 산원직 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서에 진출했다. 초반부에는 교수, 별제, 훈도와 같은 산학 고위직은 붉은 ●로 구분하는 표시를 했다. 당상관으로 승급한 사례도 있었다. 그들은 잡과의 다른 과목으로 옮겨가거나 무과와 사마시로 진출하기도 했다. 타과 진출에서는 잡과, 그 중에서 역과와 의과가 많았다. 그들은 무과와 사마시에도 진출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그들은 잡과 내의 다른 과목, 나아가서는 타과로 진출해서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상승시키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