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그동안 학생주도성을 강조하면서 교사에 대한 논의를 도외시해 왔다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학생 주도 교육과정 실행과정에서의 교사 행위자성 양상을 분석함으로써 학생주도성 발현을 위한 교사의 역할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 현장은 학교교육과정의 자율성을 토대로 학생 주도 교육과정을 핵심 교육과정으로 삼은 공립대안학교인 정다운학교이다. 자료수집은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대략 6개월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면담, 교육활동 관찰, 연구자/참여자 협의회, 연구 참여자의 저널을 통해 이루어졌다.
학생 주도 교육과정 실행과정에서 드러난 교사 행위자성의 양상을 관계, 교육과정 및 문화의 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관계적 측면에서는 실험과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로서 ‘우리성’과 서로 다른 강렬한 욕망의 결과로 ‘갈등’이 교사 행위자성으로 드러났다. 둘째, 교육과정 측면에서는 낯섦과 마추질 수 있는 힘으로 ‘상호정동성’, 새로운 사유의 틈으로서 ‘유연성’, 그리고 회귀하는 교과라는 ‘관행’으로 교사 행위자성이 드러났다. 셋째, 문화적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교사-되기의 과정으로서 ‘성찰성’과 관료적 의사결정이라는 ‘위계성’이 교사 행위자성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비추어볼 때 학생 주도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주도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좋은 삶을 향한 학교 철학과 가치의 지속적 공유와 민주적이고 평등한 자치구조를 토대로 개별 학생의 맥락과 상황에 맞게, 그들과 함께 변화할 수 있는 발현적 교육과정의 실행 속에서 교사 역시 -되어가는 존재로 서로-함께 앎을 구성하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