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안열전〉은 제나라의 명재상 관중과 안영의 행적을 객관적으로 기록한 평담한 전기가 아니다. 이는 〈백이열전〉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사마천은 〈백이열전〉에서 백이의 이야기를 빌려 열전의 창작 이유와 취지를 밝혔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겨지는 것은 그들의 가치를 알아본 靑雲之士가 있었기 때문이다. 청운지사의 역할을 자임한 사마천은 〈관안열전〉에서 메시지의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사건을 의도적으로 取捨했다. 그 결과 열전의 제목과는 달리 관중보다 포숙에게 서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포숙의 미덕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관중의 단점은 강조된다. 이와 동시에 안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우려가 있는 일화는 생략되었다. 知人을 키워드로 삼아 전달하는 사마천의 메시지는 개인의 울분 토로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정치를 위한 조언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