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독립운동사 연구에 지역 여성사의 관점을 접목하려는 목적에서, 광주·전남 지역 여성 독립운동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검토하였다. 본문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광주·전남 여성 독립운동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 독립유공자로 서훈된 비율이 높은데, 절대다수가 여학생이었다. 1990년대 이후 국가유공자 서훈 범위와 대상의 확대에 힘입은 성과이지만, 낮은 서훈 등급에 집중 분포되어 있는 것은 한계이다. 국내항일 계열의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독립유공자 포상심사 기준 개선 등을 통해 독립운동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
둘째, 광주·전남 지방자치단체와 공공재단이 간행한 여성사 통사의 시각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공헌사의 관점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인간으로서 독립운동에 기여했음을 강조한다. 이는 누락되었던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여성의 기여를 인식하도록 한다. 하지만 여학생의 독립운동 참여를 근대교육의 결과로 설명하여 전통과 근대의 이분법을 재생산하고, 남성을 표준에 둠으로써 여성을 보조적 존재로 만든다. 그에 비해 젠더사의 관점에서는 독립운동을 둘러싼 젠더 관계의 변화, 여성의 주체화 과정, 사건의 재현 방법을 재탐색하였다.
셋째, 광주·전남 여성 독립운동을 연구할 때는 지역성을 탐구하고 젠더사적 서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역성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여학생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데 비해, 성인 여성의 활동이 미약했던 이유가 설명되어야 한다. 젠더사적 서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부차화하지 않도록 사건과 인물을 재해석해야 한다. 성별 분업화된 남학생과 여학생 시위의 양상을 대등하게 평가하는 동시에, 여학생이 성별 고정관념을 독립운동에 활용한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남성 독립운동가까지 포함해서 독립운동가의 친족 관계나 생애주기에 따른 독립운동 양상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독립운동사 연구 시각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간 여성 독립운동의 비교 또는 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덧붙이고 싶다. 다만 비교 또는 관계 연구를 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은 개별 지역, 사건, 인물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축적되어야 한다. 지역 여성 독립운동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연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