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본말사지』는 일제강점기 찬술된 봉선사와 소속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불교 탄압과 수탈을 고려한다면 의미 있는 일이었다. 사지는 근대학문의 도입과 한국불교가 지닌 정체성 확립을 위한 불교계의 노력 속에서 찬술되었다. 사지는 봉선사와 소속 사찰의 연혁·인물·보물·재산, 그리고 일제강점기의 현황 등을 수록하였다. 찬술자 안진호가 직접 답사와 조사를 통해 찬술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사지는 단편적인 과거의 기록뿐만 아니라 수탈로 빼앗긴 사찰 재산의 동향까지도 기록하였다. 더욱이 사지 기록을 통해 왕실과 지배층이 약탈한 재산과 삼림을 회복하고자 진력하였다. 때문에 『봉선본말사지』는 일제강점기 불교계의 현주소와 과제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있는 기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