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당〉은 음택(陰宅)풍수를 다루며 조선 말기의 정치적 상황에 상상을 불어 넣은 사극 영화이다. 지관 박재상과 흥선군의 두 캐릭터가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점과 좀 더 많은 관객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두 지향점을 중심으로 볼 때,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어떠한 변신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논의한다. 시나리오에서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적절하게 선악대결에서의 팽팽한 균형과 긴장과 이완의 적절한 배합을 이루는 측면을 ‘밸런스(Balance)’라 명명하고 이를 통해 〈명당〉 시나리오에 대해 분석한다. 그 결과는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흥선군과 박재상이 김좌근과 대결을 벌이는 중에 발생하는 긴장과 몰입의 과정에 중간 중간 관객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적절한 이완(relaxation)을 배합하여 선악 대결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밸런스(balance)가 요청된다는 것이다. 둘째, 박재상과 흥선군 캐릭터가 다소 평면적(平面的)이기에 관객이 동질감을 느끼고 동일시할 수 있는 결함과 나약함을 지니는 인물이어야 하며 진지함과 엄숙함 외에도 웃음을 주는 개성도 함께 겸비한 입체성과 복합성을 지닌 캐릭터가 되게 하는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풍수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심으로서 명확히 자리 잡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박재상이 민중들을 위해 풍수를 생활 속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돕는 장면들이 더 보충되고 이로써 흥선군과 박재상의 지지세력이 점점 늘어나고 그들이 더 강대해진다는 기대를 하게 되는 에피소드들이 더욱 추가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