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포용성 담론의 전개와 재편을 분석하여 포용성이 어떤 내용과 의미를 지니는지, 신자유주의에 의한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가치인지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신자유주의라는 역사적 배경에서 포용성 담론이 등장하여 구체화·현실화하는 과정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 포용성 담론이 어떻게 재편되었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포용성이 제안하고 의도하는 사회적 변화의 방향성과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했다.
20세기 말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가치로 포용성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포용성은 단순히 비(非) 배제에 국한되지 않는 풍부한 의미를 담고 있었고, 연대주의, 사회적 시민권, 도덕적 최하층 계급, 재분배 담론, 사회적 통합 담론 등 포용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나타났다. 이들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있다. 먼저 ‘시혜적-성장 지향적 포용성’은 사회적 배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찾고 배제된 주체의 도덕성 개선과 자유주의 노동시장에의 참여를 포용으로 이해했고, 이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려 했다. 두 번째로 ‘참여적-분배 지향적 포용성’은 사회적 배제의 원인과 해법을 사회경제적 구조에서 찾고 정치적 참여와 재분배에 기초한 급진적 대안을 모색했다.
다음으로 신자유주의에 의한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포용성 담론이 구체화·현실화하는 것을 살펴봤다. 20세기 말에 접어들며, 자본의 반격으로 묘사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쇠퇴해도 기존의 지배적 권력관계는 유지되고 있었으며 현실의 경제적·사회적 질서에도 여전히 신자유주의 통치성이 작동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안적 가치인 포용성이 주목받았지만, 이를 구체화하고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포용성은 유럽연합과 국제기구, 탈복지국가의 중도주의, 초국적 자본, 종교계의 주도로 그 내용과 의미가 특정한 방향으로 재편되었다. 그 결과 재편된 포용성은 ‘참여적-분배 지향적 포용성’의 수사법을 구사해도, 그 이면에는 사회적 배제를 개인의 도덕적 결함이나 자유주의 노동시장에서의 실업과 관계지어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자기조정적 시장을 위한 사회정책을 제안하면서 급진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정치의 가능성을 축소하고 ‘시혜적-성장 지향적 포용성’의 내용을 핵심으로 삼고 있었다. 다시 말해‘재편된 포용성’은 기존의 경제적·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면서 신자유주의 통치성과 친화성을 갖는 신자유주의 포용성의 형성을 보여준다.